제94화 물질적인 보상
임가윤이 말하지 않은 것을 보니 그녀의 추측이 맞았다.
“그렇다고 평생 숨어다닐 수는 없잖아.”
심은숙은 임가윤의 손을 토닥이며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고 생각하면 보상해 줘.”
임가윤은 여전히 고개를 떨군 채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두 번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책임감 있고 믿음직한 사람인 것 같더라.”
“다만...”
심은숙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경제적인 면에서 조금 부족한 것 같은데... 네가 물질적으로 보상해 주는 건 어때?”
“옷도 사주고 신발도 사주고 핸드폰이나 노트북도 선물하고.”
임가윤은 눈빛을 반짝였다.
그녀는 별장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울며 겨자 먹기로 소방서 옆의 사무실 빌딩으로 향했다.
임대 계약 담당자는 그녀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그녀의 환심을 샀다.
“임가윤 씨, 정말 수완이 좋으시네요. 저희 도련님께서 결정을 바꾸시고 이렇게 좋은 층을 임대하시다니...”
담당자는 계약서를 건네며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
“앞으로 저희 도련님 앞에서 제 얘기 많이 해주세요.”
임가윤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도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했다.
계약서에 사인한 후 그녀는 황급히 도망쳤고 옆에 있는 소방서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날 오후, 임가윤은 강보라를 불러 시내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향했다.
“보라야, 지강 씨한테 옷 좀 사주고 싶은데 네가 의견 좀 내봐.”
강보라는 그녀의 팔짱을 끼며 피식 웃었다.
“어머, 우리 가윤이가 이제 드디어 뭘 좀 아네...”
두 사람은 전에 임가윤이 가장 자주 찾던 고급 남성복 매장으로 향했다.
점원은 그녀를 보자마자 바로 달려 나왔다.
“가윤 씨, 남자 친구 옷 사러 왔어요? 매장에 방금 들어온 신제품이 있는데 바로 보여드릴까요?”
강보라는 점원의 말을 바로 잡았다.
“남자 친구가 아니라 남편이에요.”
점원은 멍해 있다가 이내 열정적인 미소를 지으며 연신 몸을 숙였다.
“결혼 축하해요. VIP 라운지로 모시겠습니다.”
잠시 후, 다양한 고급 정장을 입은 남자 모델들이 줄지어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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