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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고소한 밥 냄새가 열린 현관문 틈 사이로 은은하게 흘러나와 온몸을 감싸던 피로와 한기가 단번에 사라졌다. 맞은편 현관문에는 하연우가 우뚝 서 있었다.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음에도 놀랍게도 남편다운 다정함과 부드러운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왔어요? 같이 저녁이라도 먹을래...” 하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얀 붕대를 감은 진한나의 팔이 시선에 들어왔다. 하연우는 바로 미간을 확 구겼다. “무슨 일 있었어요?” 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가득 담겨 있었고 무언의 압박감도 느껴졌다. “길 가다가 실수로 넘어진 거예요.” 진한나는 아무렇지 않게 대충 얼버무렸지만 하연우는 그렇게 쉽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긴 다리를 뻗어 진한나에게 다가오자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진한나는 이상하게도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하연우는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붕대의 끝을 살짝 건드렸다. 그 행동이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마치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깨지는 보물을 다루듯 했다. “고건우 만나러 갔어요? 걔가 그런 거예요?” 진한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하연우는 눈을 가늘게 접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직접 알아보길 바라는 건 아니죠? 어쨌든 한나 씨가 다치면 우리 협력에 영향을 주게 되는 거잖아요.” 하연우가 집요하게 계속 물어보자 진한나는 입술을 짓이기며 결국 사실대로 전부 말해주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하연우는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일단 들어와요. 저녁부터 먹어요.” 하연우의 집 구조는 진한나와 비슷했지만 인테리어는 어딘가 더 차분하고 깔끔해 보였다. 식탁에 앉아 하연우는 바로 국 한 그릇 떠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해성의 소씨 가문은 정경의 진씨 가문과는 친척 관계지만 소가연은 소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에요. 13년 전에 해성의 어느 한 보육원에서 입양한 거죠.” 진한나는 눈썹을 튕겼다. ‘입양아라고?' 권력도 없고 재력도 없는 입양아가 그 복잡한 소씨 가문에서 이렇게 잘 살아남았다는 건 소가연의 수단이 보통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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