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앞으로도 고건우와 얽히게 될까 봐 진영자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은 채 계속 말했다.
“당신이 누구의 약점을 쥐고 있든 그건 제 알 바가 아닌 듯하네요. 성인이라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제 말뜻을 이해하리라 믿겠습니다, 고 선생님.”
고건우가 이렇게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진영자가 진씨 가문의 맏딸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아무 소용도 없었다.
고건우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난 이미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을 졌어, 영자야. 나는 가연과 소씨 가문에게 속았을 뿐이야. 당시 회사 자금줄이 끊어질 위기에 처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파산했을 거야. 그래서 말인데 내게 한 번만 기회를 줄 수 없을까?”
진영자는 이 말을 질리도록 들었다.
“이기주의자는 항상 구차한 변명만 늘어만 놓을 뿐 반성할 줄 모르죠. 욕심이 끝이 없는 건 알겠는데 저는 이제 더 이상 고 선생님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지 않을 겁니다.”
또다시 고건우를 마주했으나 그녀의 마음에는 동요가 없었다.
진영자가 무덤덤해졌다는 것은 고건우가 이제 그녀의 마음속에서 떠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음에 또 이런 식으로 귀찮게 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 그런 줄 아세요.”
이 말을 남기고 진영자는 몸을 돌리더니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자리를 뜨려고 했다.
구경꾼들의 옆을 지날 때, 살짝 민망했으나 그녀는 당당하게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보던 홍명생이 코웃음을 쳤다.
“상기시켜 드릴 것이 있어요, 고 대표님. 성급하게 헤어질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기회를 달라고 말하다니요. 우습지 않나요?”
송찬호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보기에도 고 선생님이 너무 한 것 같은데.”
두 사람은 말을 마치고 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 홍명생이 입을 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문제에 있어서 송 선생님과 저의 견해가 일치하는군요.”
그 말에 송찬호의 입꼬리가 쓱 올라갔다.
“그런 것 같네요.”
말하는 사이에 진영자가 이미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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