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곽민재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들고 있던 책을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책 봉투를 들고 이서의 손을 잡은 채 곁에 서 있었다.
“문득 생각났어요. 이서를 처음 만난 후로 뭔가를 선물한 적이 한 번도 없더라고요.”
나는 부드럽게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서 이 책들을 선물 삼아 주려고요.”
곽민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계산을 마친 뒤 내가 들고 있던 책까지 받아 차로 향했다.
이서는 아직 글자를 읽지 못했지만 책 속의 이야기에는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아이는 기다리다 못해 조급한 목소리로 곽민재를 재촉했다.
“아빠! 우리 얼른 집에 가서 책 봐요.”
“그래.”
곽민재는 우리가 안전띠 매자마자 빠르게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켰다.
...
한편, 배현민도 다른 서점에서 아이들이 사용할 책을 고르고 부모님 댁으로 가는 길에 문득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돌려 홍시연을 바라봤다.
그 시선을 느낀 홍시연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전에 여지안이 매일 그 여자애를 유치원에 데려다준다고 말했었지?”
배현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홍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배현민은 그제야 시선을 앞으로 돌리며 중얼거렸다.
“그래, 알겠어.”
홍시연은 대화가 끝난 줄 알았는데 잠시 후 배현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월요일 아침, 내가 지욱이 데려다줄게.”
그 말에 홍시연은 즉시 경계심을 드러냈다.
“현민 씨, 여지안 보러 가려는 거예요?”
“그럴 리가 없잖아.”
배현민은 단호하게 부정했다.
“나는 걔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럼 왜 갑자기 현민 씨가 데려다주겠다는 건데요?”
홍시연은 날카롭게 되물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이후 아이의 등하원은 대부분 그녀가 담당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배현민이 아이를 데려다주겠다고 하니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한때는 부부였는데...”
배현민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 사람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데 내가 모른 척할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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