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나는 허둥지둥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
“왜 갑자기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
곽이서는 내 품에 꼭 매달린 채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제가 엄마 무시했잖아요.”
그 목소리는 여전히 아이답게 여리고 사랑스러웠다.
나는 곽시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너도 사람이잖아. 너도 감정이 있으니까 화가 날 수도 있는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이를 무릎 위에 앉힌 뒤, 곽이서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런데 이제 엄마한테 말해줄래? 지욱이가 뭐라고 했는데 그래 속상했어?”
곽이서는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걔가 그랬어. 엄마가 우리 집에 온 건, 아빠한테 화나서 일부러 그런 거래. 언젠가 아빠가 엄마 용서하면 엄마는 다시 자기 엄마가 된다 했어. 그러면 나는 버려지는 거라고.”
아이의 작은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아직은 세상 말들에서 진짜와 거짓으로 가를 수 없는 나이기에 곽이서는 들은 그대로 믿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다그치지 않고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그래서 오늘 하원할 때, 기분이 안 좋았던 거구나?”
곽이서는 대답 대신 고개를 푹 숙였고 나는 웃음을 잃지 않고 계속 물었다.
“그럼 지금은? 이제는 좀 알 것 같아?”
아이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엄마가 그려준 만화 봤는데 거기 분홍색 공주가 저였잖아요. 엄마가 저를 좋아하지 않으면 제가 좋아하는 분홍색을 기억할 리도 없고 만화 속 주인공으로 절 그려줄 리도 없어요.”
말을 마친 아이는 수줍은 듯 입술을 꾹 깨물고 얼굴은 아까보다 훨씬 밝아졌다.
“맞아. 엄마는 널 사랑해. 사실 엄마는 전에 행복하지 않았어. 그래서 그 생활을 끝내고 돌아섰고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을 거야. 이건 약속할게.”
내 말에 곽이서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놓치지 않고 물었다.
“그럼 이번 일에서 이서가 배운 게 뭐라고 생각해?”
아이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오래 고민하다가 곧, 눈이 반짝였다.
“남이 뭐라고 한다고 해서 다 믿으면 안 된다는 거요!”
나는 그제야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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