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그리고 곧 언젠가는 곽이서가 나를 ‘엄마’가 아닌 ‘이모’라고 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답답해졌다.
나는 괜히 기분이 가라앉은 채로 자리로 돌아와 멍하니 컴퓨터 화면만 바라봤다.
곽민재는 여지안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좇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시선을 거두었다.
사실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가 결혼을 하면서도 곽이서가 여전히 여지안을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길, 그건 여지안이 그의 아내가 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예전에 청혼했을 때, 여지안은 거절했었다.
곽민재는 손에 든 서류를 들여다봤지만 글자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
배현민은 차에서 내려 회사로 향하던 길에 홍시연에게 가로막혔다.
그녀가 그의 손목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
“아까 제 앞에서 언니 때문에 흔들리던 모습은 정말 보기 싫었어요. 불쾌할 정도로.”
배현민은 홍시연을 달래려고 몸을 숙이며 입맞춤을 하려 했다.
그런데 눈앞에 겹친 얼굴은 홍시연이 아닌 여지안이었다.
순간, 입술이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돼?”
“저 목걸이 하나 사 줘요.”
홍시연은 그의 마음이 자신에게 없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그녀가 원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돈이었으니까.
돈만 내주면 그 외엔 모두 괜찮았다.
홍시연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속삭였다.
“아시잖아요. 제가 보석 엄청 좋아하는 거. 여자들이 기분 상할 땐 뭐라도 하나 사 주면 금방 풀리거든요.”
배현민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자.”
입맞춤만 피할 수만 있다면 돈을 쓰는 건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들은 보석 가게에 들어섰다.
넓은 매장 안, 눈부신 조명이 쏟아지고, 반짝이는 진열장이 줄지어 있었다.
홍시연은 곧장 다이아몬드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고 정교하게 세공된 다이아몬드들이 빛을 받아 찬란히 빛났다.
그녀는 눈을 한시도 떼지 못했다.
마음에 드는 건 많았지만 작은 다이아몬드는 가치가 떨어졌다.
홍시연의 목적은 장차 되팔 수 있는 ‘재산’이었다.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가 무심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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