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정보원
나는 휴대폰을 거둔 뒤 식사를 마치고, 남보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방과 후에 따로 만나 이야기하자고 약속을 잡았다.
그날 밤,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자 모두들 책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점심때 이미 최예린, 그리고 몇몇에게 대략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둔 상태였다. 다들 윤소민이 이렇게까지 염치없을 줄은 몰랐다며, 정면으로는 이기지 못하니까 결국 음흉한 수를 쓴 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 모두 하나같이 함께하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수업이 끝난 뒤, 우리 셋은 최예린네 차를 타고 호텔로 보충 수업을 받으러 가게 됐다.
차가 한적한 골목길을 지날 무렵, 차량이 길가에 멈춰 섰다. 그늘 속에 서 있던 남보람이 앞으로 다가왔고, 막 타려다 뒷좌석에 이미 두 사람이 앉아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 굳어버렸다.
“안녕, 남보람.”
박유현이 먼저 인사를 건네며 어색해질 뻔한 분위기를 눌러주었다. 남보람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차 안으로 올라탔다.
최예린은 이 이야기를 하루 종일 기다린 사람답게, 숨 돌릴 틈도 없이 물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건데? 얼른 말해봐.”
“오늘 오후에 선생님이 발표하고 나서, 윤소민이 한참을 울었어. 그걸 본 정호준이 얼마나 분해했는지 몰라.”
남보람은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며, 오후에 있었던 일을 천천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호준아, 네가 그렇게 화낼 필요는 없어. 다 내가 많이 부족해서 그런 거겠지. 내가 좀 더 뛰어났다면 이런 불공평한 대우도 안 받았을 텐데.”
윤소민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흐느끼는 그 모습은 바람과 비에 시달리는 연약한 백합꽃 그 자체였다.
정호준은 그 한없이 부드러워진 말투에 그대로 말려들고 말았다.
“무슨 소리야, 소민아. 너는 내 눈엔 충분히 훌륭해. 이번 일은 그냥 작은 해프닝일 뿐이야. 마음에 담아둘 필요 없어. 앞으로 기회는 많잖아.”
“사실 이번엔 나도 지원서를 내고 싶었어.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요즘 은솔이를 너무 좋아하시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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