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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허이설이 4년 내내 용제하를 쫓아다녔기에 그들이 도서관에 온 횟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평소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하경대학교 근처에 용제하의 아파트가 있어 보통 거기서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풀던 문제를 보면서 잠깐 정신을 딴 데 팔았다. 용제하가 오든 말든 절대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옆에 있던 물컵을 점점 더 자주 들었다. 윤가을을 힐끗 쳐다봤는데 어느새 휴대폰 소리를 끄고 영상을 보고 있었다. 허이설이 펜 끝으로 윤가을의 손을 톡톡 치자 윤가을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윤가을에게 문자를 보냈다. [우리 자리 옮기자.] [왜 우리가 옮겨야 해? 옮겨도 다희가 옮겨야지. 우리가 뭐 나쁜 짓이라도 했어? 제하 보기 싫으면 내가 지금 당장 다희한테 여기로 데려오지 말고 다른 데서 만나라고 할게.] 허이설은 윤가을이 도서관에서 추다희와 싸울까 봐 걱정됐다. [자리 옮길 생각이 있었더라면 우리한테 말 안 하고 진작 옮겼을 거야.] 그들이 먼저 나가길 바라는 게 분명했다. 허이설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왜 내가 나가야 해? 만약 쟤네가 부적절한 행동으로 방해한다면 동영상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 망신 주면 되지.’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옆쪽 회전계단 쪽에서 누군가 걸어왔다. 그들의 자리는 2층 회전계단 출구 근처였다. 늦게 와서 좋은 자리는 다 차고 여기밖에 없었다. 하여 용제하의 늘씬한 모습이 나타나자마자 허이설은 바로 봤다. 그의 손에 책 한 권과 프린트한 자료가 들려 있었다. 허이설의 시선이 책 표지에 걸린 펜에 잠시 머물렀다. ‘저 펜은 그날 내가 잃어버린 거랑 똑같은 건데...’ 용제하가 주변을 둘러봤다. 시선이 허이설 쪽으로 향하려는 순간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는 옆에 있던 펜을 집어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실수로 물컵을 건드려 다른 손으로 허둥지둥 컵을 잡았다. 용제하가 다가왔을 때 허이설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 도서관 여기저기서 수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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