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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허이설이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앞에서 얘기하는 취미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유진서가 물 한 잔 마신 다음 용제하를 데리고 나가서 얘기할 줄 알았다. 그런데 몇 모금 마시더니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여기서 얘기하겠다고 했다. 유진서의 부름에 허이설은 어쩔 수 없이 소파에 앉았다. 유진서는 단톡방에서 위로 올라간 파일을 찾았다. 허이설은 고개를 숙이고 용제하의 맞은편에 앉았다. 시선은 바닥의 희고 회색빛 나는 타일에 향해 있었다. ‘뭔가 좀 다른데? 내 기억엔 여기에 푹신한 카펫이 깔려 있었어.’ 그녀는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깨닫고 정신을 차리려고 날카로운 송곳니로 입술 안쪽 살을 깨물었다. ‘왜 또 옛날 생각을 하는 거야?’ 다시 고개를 들어 열심히 파일을 찾고 있는 유진서에게 집중했다. 허이설은 두 다리를 모으고 물컵을 꼭 쥔 채 약간 경직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옆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용제하와 비교하니 감정이 없는 로봇 같았다. 유진서가 학교 선생님들의 단톡방에서 파일을 찾아내 두 사람에게 보여주려던 찰나 허이설의 굳은 자세를 보고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긴장했어?” 그 말에 용제하의 시선이 허이설에게 꽂혔다. 원래도 뻣뻣했던 몸이 더 굳어졌고 꼭두각시처럼 조종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숨을 고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말씀하세요.” ‘빨리 얘기하세요. 그래야 빨리 가죠.’ 허이설은 여기 앉아 있는 게 어색하기만 했다. 유진서가 앉은 자리, 지금 그녀가 앉은 자리, 심지어 용제하가 앉은 자리에서까지 두 사람은 뜨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그 장면들을 머릿속에서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용제하의 기술이 너무 뛰어났던 탓인지 허이설은 그 장면들을 지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끓는 물에서 올라오는 거품처럼 계속해서 끊임없이 떠올랐다. 점점 더 짜증이 났다.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 밖에 오래 서 있어서 더위 먹은 거 아니야? 집에 체온계 있어? 얘 체온 좀 재봐.” 유진서가 용제하를 보며 말했다.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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