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거절은 거절이고 대회 준비는 그래도 해야 했다.
허이설은 결국 음성 통화를 하기로 했다. 음성 통화로도 소통이 가능하니까.
보름 뒤.
윤가을이 허이설에게 음성 문자를 보냈다.
“이설아, 성적 확인할 수 있어.”
허이설은 휴대폰을 봤다가 흠칫 놀랐다. 노트북 화면에 용제하와의 음성 통화 창이 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윤가을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용제하가 물었다.
“또 휴대폰 만지고 있어?”
허이설이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아니야. 그냥 음성 문자가 와서 확인한 것뿐이야. 넌 성적 확인 안 해?”
“확인할 게 뭐가 있다고.”
용제하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허이설은 휴대폰을 들고 윤가을에게 성적을 확인해 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다시 용제하의 말을 집중해서 듣다가 가끔 반박하기도 했고 용제하가 뭐라 하면 또 되받아쳤다.
잠시 후 윤가을에게서 문자가 왔는데 또 음성 문자였다. 허이설은 이미 점수를 대충 예상했기에 자신이 있었고 용제하에게도 제대로 들려주고 싶었다.
윤가을의 음성 문자를 일부러 스피커폰으로 확인했다.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허이설! 너 점수 왜 이렇게 낮아?”
허이설이 답장했다.
“내 점수가 높은 건 당연한 거지.”
그녀는 의기양양해 하며 음성 문자를 보냈다.
“높은 게 아니라 낮다고. 전부 불합격이야.”
순간 얼어붙은 허이설은 윤가을이 보낸 사진을 재빨리 확인했다. 그건 윤가을이 대신 확인해준 성적표였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로... 전 과목 불합격이었다.
‘말도 안 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전부 A를 받아야 정상 아닌가?
허이설은 만점을 받아도 전혀 놀라지 않을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전부 불합격이라니?
용제하의 목소리가 노트북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전부 불합격이라고?”
허이설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럴 리 없어.”
그녀는 넋이 나간 얼굴로 중얼거렸다.
“시스템 오류 아니야?”
용제하와의 통화를 끊고 계속해서 페이지를 새로고침했지만 점수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다.
허이설은 유진서에게 문자를 보냈다.
유진서도 크게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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