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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장

“고마워요.” 강도현은 간호사의 뒤를 따라갔다. 복도를 따라 걷는 중에 간호사가 2층의 불이 켜진 병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저 방이에요. 전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으니까, 여기서부터는 혼자 올라가세요.” 강도현은 그녀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 병실 번호를 확인한 뒤 바로 성큼성큼 계단을 올랐다. 간호사는 그가 급히 가는 뒷모습을 보며 부럽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병실 안 약이 다 떨어지자 주경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수액관을 뽑아 다른 병에 꽂았다. 예전에도 심자영이 아플 때면 모든 걸 직접 챙겼던 터라 이제는 익숙한 일이었다. 수액을 갈아 끼운 후 그는 다시 허리를 숙여 심자영의 이불을 단단히 덮어주었다. 그때, 갑자기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주경민은 간호사인 줄 알고 문을 열러 갔다가 문밖에 서 있는 강도현을 보고는 잠시 멍해졌다. 곧이어 그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 "어떻게 왔어?" “자영 씨 상태는 어때요?" 강도현이 주경민을 지나쳐 병실 안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주경민은 몸을 움직여 그의 시선을 가렸다. "아직 깨어나기 전이야. 의사는 큰 문제가 없다고 했어." 주경민은 잠시 멈칫하더니 의미심장한 어조로 덧붙였다. "하지만 강도현 네가 안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자영이를 이렇게 걱정해 줄 줄은 몰랐네. 너 자영이 찾으러 나간 거 맞지? 어떻게 자영이가 사고를 당할 거라고 짐작한 거지?" 주경민은 한 걸음 다가섰고 강도현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 주경민은 손을 뻗어 병실 문을 닫아버렸다. 두 사람은 키가 비슷했지만 이미 가업을 물려받은 주경민의 강한 존재감과 권위적인 분위기는 강도현이 쉽게 대적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강도현 역시 어릴 때부터 큰 파도를 겪어왔기에 주경민에게 전혀 기죽지 않았다. "너랑은 상관없는 일인 것 같은데, 주 대표?"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경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자영이는 내 사람이야. 그러니 자영이 일은 내 일이지. 강도현, 나 너한테 감정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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