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급할 것 없으니 우선 몸부터 회복하세요. 다른 일이 없다면 전 먼저 나가볼게요.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간호사나 제 아내에게 말씀하세요. 우린 병원을 떠나지 않을 테니 뭐든 편하게 말하시면 됩니다."
심자영이 또다시 사양하려는 기색을 보이자 진철수는 서둘러 말을 이었다.
"보아하니 심자영 씨는 저희 같은 시골 출신이 아니신 것 같네요. 아마 가족들도 심자영 씨가 이런 곳에서 고생하길 원하지 않으실 텐데 이렇게 젊은 나이에 이곳까지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니 정말 마음이 따뜻한 분입니다."
진철수의 미소에는 진심 어린 존경이 담겨 있었다.
"그러니 우리가 조금이라도 돕는 건 당연한 일이죠.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심자영 씨 같은 젊은이들의 열정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심자영은 눈가가 뜨거워져 거절하려던 말이 목구멍에 걸려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푹 쉬세요.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진철수는 더는 길게 말하지 않고 병실을 나섰다.
...
신태욱은 아래층에 내려갔지만 주경민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병원 밖으로 나섰다.
그의 차는 병원 근처 도로에 주차되어 있었고 주경민의 차도 거기에 있었다.
역시나 병원 문을 나서자 키가 큰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남자는 검은색 캐시미어 코트를 입은 채 손으로 차 문을 짚고 몸을 옆으로 돌린 채 서 있었다.
그가 주경민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부르려는데 주경민이 갑자기 입을 가린 채 기침 소리를 내는 것을 보았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방금 주경민의 이상한 안색을 떠올렸다.
그때 그의 관심은 오직 주경민의 말에만 쏠려 있어서 세세한 부분을 신경 쓰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영하의 기온, 특히 추운 밤에 물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했다면 아무 일도 없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그의 관찰에 따르면 주경민은 심자영을 아주 아낀다.
만약 그때 심자영이 응급처치를 받고 있었다면 주경민은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젖은 옷을 입고 그녀 곁을 지켯을 가능성이 상당히 컸다.
그러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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