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장
게다가 그것은 단순한 사고였다.
그는 단지 그의 약혼녀를 구하기로 선택해 그녀를 포기했을 뿐이다.
그런데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단지 주경민 마음속에서 그녀는 강유리보다 중요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그녀도 잘못한 것이 있었다.
자기 주제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잘못을 반복했던 것이다.
“그냥 사고였어. 그러니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그리고 나 지금 괜찮아. 나 하고 싶은 일도 찾았어. 그림은 못 그려도 다른 일은 충분히 할 수 있잖아. 안 그래?”
심자영은 일부러 가볍게 웃어 보였지만 전화기 너머의 허수빈은 이미 눈시울을 붉힌 채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수빈은 코를 훌쩍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넌 그런 일이 있었는데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우리 진짜 친구 맞아? 더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니. 대체 얼마나 다쳤기에... 너 얼마나 아팠을 거야? 왜 하필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선생님도 네가 재능이 있다고, 앞으로 미술계에서 꼭 유명해질 거라고 했는데...”
이 이야기를 꺼내자 허수빈은 목이 메어 울음이 나왔다.
심자영과 함께한 시간이 길다 보니 그녀는 심자영의 꿈을 잘 알고 있었다.
심자영은 결국 날개가 부러져버렸다.
그녀는 그때 심자영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절망적이었을지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으니 그녀의 곁을 지켜주지 못해 자책감이 들었다.
사실 심자영도 허수빈이 걱정되어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그녀의 울음소리를 들으니 심자영도 코끝이 시큰해졌다.
“수빈아. 내 걱정은 하지 마. 난 정말 괜찮아.”
“근데 너 왜 혼자 해성시를 떠난 거야? 연락도 없이... 자영아,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심자영은 허수빈이 이렇게 예민할 줄 몰랐지만 더는 그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사실 해성시를 떠난 건 내가 교육 봉사에 지원했기 때문이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건...”
심자영은 잠시 멈칫했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은 것도 있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