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장
주경민의 눈빛에 벼려진 성승윤은 등골이 오싹해지고 만다.
저도 모르게 심자영을 바라본 그가 말을 건네려 하자 주경민이 오른쪽으로 한 걸음 다가와 그의 시선을 막았다.
주경민의 위협 어린 시선에 결국 성승윤은 병실을 나왔다.
“여기 있어, 금방 올게.”
나긋한 얼굴로 당부를 마친 주경민은 바닥에서 성승윤의 물건을 주워 든 채 병실을 따라나섰다, 섬세하게 문도 닫아주고는 말이다.
의아해하던 심자영은 결국 얌전히 주경민의 말을 듣기로 한다.
성승윤은 병실 문을 나서자마자 부리나케 걸음을 옮겼다. 주경민에 대한 위험을 감지하며 더는 그와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다.
주경민은 부랴부랴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딱 세 글자를 떠올렸다—— “켕긴다”.
성큼성큼 걸어간 그가 비상구 앞을 막아섰다.
주경민이 벌써 쫓아올 줄 몰랐던 성승윤은 난간을 힘껏 붙잡았다.
긴장감을 숨기며 일부러 주경민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처럼 보이려 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신 선생님?”
주경민은 저를 부르는 호칭에 문제가 있다는 건 지적하지도 않은 채, 싸늘하게 바라보며 가져온 물건을 성승윤의 발치에 떨어뜨렸다.
“당신 물건이야, 가져가.”
정성껏 고른 꽃다발과 과일 바구니가 던져진 걸 본 성승윤의 눈가가 어두워졌다.
하지만 직전 병실에서 생긴 일로 켕기는 구석이 있어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허리를 굽혀 발치에 떨어진 꽃을 주우려 할 때였다.
성큼 다가온 주경민이 그걸 밟자 야들야들한 하얀 장미꽃잎이 순식간에 바닥에 흩뿌려졌다.
그의 기억이 맞다면 하얀 장미의 꽃말 중엔 강렬한 소유욕이라는 뜻도 있을 것이다.
성승윤이 감히 심자영에게 이런 꽃을 주려 했다니......
주경민이 오래도록 억누르고 있던 소유욕이 폭발 직전에 다다랐다.
심자영을 넘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특히 이런 하찮은 놈들은 심자영의 한쪽 눈에도 상대가 안 된다.
모욕감을 느낀 성승윤이 서서히 상체를 들었다. 그의 안색 역시 이지러져 있었다.
“무슨 뜻입니까? 심 선생님 오빠라고 해도 함부로 사람을 모욕해서는 안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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