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장
그래서 오늘 밤 아무리 피곤하고 졸려도 방에 들어가 자지 못하고 주성호가 돌아오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마음이 놓일 수 있었다.
“내가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데 왜 하나도 안 받은 거야...”
장미숙은 비록 투덜댔지만 피로로 붉어진 눈동자가 오히려 더욱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그녀는 주성호의 팔을 붙잡으며 억울하고 자책하는 듯 말했다.
“오늘 내가 회사에 찾아가지 말 걸 그랬나 봐. 언니가 오해해서 집에 안 들어온 거면 내가 직접 가서 설명하고 집에 데려올게. 그러니까 오늘처럼 나한테 차갑게 굴고 전화 안 받는 일은 하지 마.
오빠도 알잖아. 나 이젠 오빠밖에 없어. 오빠가 나한테 화내고 날 내버려두면 난 어떻게 살라고.”
장미숙은 눈시울을 붉힌 채 연약한 모습으로 주성호에게 다가가 몸을 기댔다.
순간 주성호는 몸이 굳어졌지만 끝내 그녀를 밀쳐내지는 않았다.
주성호는 자기 몸에 기댄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붉어진 눈가에 주성호는 잠시 시선을 멈췄지만 여전히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그는 조용히 장미숙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수년간 아껴왔던 이 여자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유 없이 불쾌한 감정이 치밀었다.
요즘 너무나 많은 일이 발생해 그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주경민과 강유리가 결혼을 발표한 이후, 집안에는 단 한 가지도 그의 뜻대로 흘러간 일이 없었다.
심지어 늘 이해심 많던 추영자까지 그를 떠나겠다고 한다.
장미숙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주성호가 자기를 달래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전의 주성호라면 그녀의 눈물 한 방울에도 마음이 약해져 늘 그녀 편을 들어줬다.
그런데 이번엔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입에서 위로의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장미숙은 순간적으로 불안해져 조심스럽게 그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주성호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다 그와 시선을 마주친 순간, 등줄기에 긴장감이 스쳤고 곧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장미숙은 눈썹을 찌푸리며 주성호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아까는 그가 빛을 등지고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까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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