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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장

어르신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장미숙은 본능적으로 마음이 찔려 서둘러 주성호의 몸에서 손을 뗐다. 만약 어르신이 기분이 상해 또 그녀와 강유리를 쫓아내자고 한다면 이번에는 아무도 이 모녀를 지켜주지 않을 테니 말이다. “어르신, 이 늦은 시간까지 안 주무셨어요? 제가 많이 시끄러웠나요?” 장미숙은 증오심을 억누르며 애교 섞인 미소를 지었다. “오빠 얼굴에 상처가 있어서요...” 어르신의 빈정거림이 담긴 미소에 장미숙은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 그 미소는 꼭 그녀의 속임수를 모두 꿰뚫어 보았다는 듯한 미소였다. 이때 어르신이 숄을 여미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네가 어떤 년인지 난 다 알아. 널 이 집에 남겨둔 것만 해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어디 주제도 모르고 안주인이 자리를 비웠다고 내 아들을 유혹해? 네가 이 가문 안주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꿈도 꾸지 마. 내가 살아있는 한 너와 네가 낳은 그년은 주씨 가문의 문턱도 밟지 못할 거야. 성호가 이혼하더라도 네 차례는 영원히 오지 않아. 너에게 그런 자격은 없어! 오늘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진다면 누가 나서도 소용없을 줄 알아! 우리 주씨 가문은 너같이 더러운 속셈을 품은 여자는 용납할 수 없어. 넌 상간녀가 되는 게 좋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가문엔 상간녀의 자리는 없다!” 그 말에 장미숙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마치 폭풍 속의 작은 꽃처럼 몸을 떨며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주성호가 어르신을 향해 소리쳤다. 장미숙이 비틀거리자 주성호는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어르신을 향해 입을 열었다.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미숙이는 그런 사람이...” 이때 어르신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그의 말을 잘랐다. “도대체 이년이 너에게 무슨 약을 먹였길래 여태 미련을 못 버리는 거야.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이런 분별력도 없는 자식을 낳았는지...” 어르신은 숨이 막히는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당장 올라와. 할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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