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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장

추영자는 그를 밀쳐내며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 "주성호, 제발 더는 내 앞에서 그렇게 추잡하게 굴지 마."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곧장 계단 쪽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그 한 대의 따귀가 주성호의 분노를 끝까지 끌어올렸다. 그녀가 등을 돌리자, 그는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챘다. "넌 내 아내야. 감히 날 거절해?" 주성호는 그녀의 턱을 움켜쥔 채, 불이 튈 듯한 눈으로 노려보았는데 거절당한 분노가 그대로 얼굴에 뒤엉켜 있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엔 알 수 없는 감정이 도사리고 있었다. 불안과 초조함이 스멀스멀 밀려들었지만 지금 그에겐 오직 추영자를 꺾고 싶다는 욕망만이 가득했다. 그녀가 그의 앞에서 무력하게 눈물을 흘리며 빌며 용서를 구하는 모습, 그리고 그 상처 주는 입을 다물게 하고 싶은 충동뿐이었다. 그 자신도 모르게 요즘 들어 추영자 앞에서 자꾸 자제력을 잃고 있었다.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추영자의 눈엔 한때의 사랑 같은 건 더는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시선에 주성호의 가슴 어딘가가 순간적으로 철렁했지만 이내 분노가 덮어버렸다. "넌 내 아내야. 날 거절할 권리 같은 건 없어, 알겠어?" 그는 그녀의 고개를 억지로 돌려 그녀와 마주 보며 이를 악물었다. "내가 지금까지 참고 기다린 건 네가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기 때문이야. 내 호의 무시하지 마." "호의를 무시한 건 당신이야!" 추영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맞받아쳤고 눈에는 그 어떤 타협도 없었다. "당신은 날 사랑하지도 않잖아. 지금 당신이 이러는 건 내가 거부해서,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야. 난 당신한테 그냥 장식품일 뿐이잖아. 내가 있든 없든 당신 인생엔 아무 영향도 없을 텐데, 왜 이렇게까지 날 놓지 않으려는 거지? 설마 자존심 때문인가? 그렇게까지 신경 쓰인다면 밖에 가서 당신이 날 차버렸다고 하면 되잖아. 당신이 이혼하자고 했다고 하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주성호 정도의 위치라면 이혼 후에도 사람들은 그녀가 남자의 마음도 못 잡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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