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장
집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주성호는 이미 그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알아차렸다.
추영자가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이상 지금처럼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선 두 번, 세 번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
그녀를 완전히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주성호는 더 이상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녀가 곁을 떠나는 것조차 견딜 수 없는 마당에 스스로 생을 끊는 건 말할 것도 없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집사는 주성호의 침묵을 깨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고 말했다.
"회장님, 사모님을 이곳에 모신 건 두 분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거였을 텐데... 만에 하나 진짜 사고라도 생기면 그땐 후회해도 늦었으니 그러니 차라리 사모님을..."
"입 다물어."
주성호가 갑자기 휴대폰을 꽉 쥔 채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
"곧 돌아갈 테니 그때까지 사모님 잘 모셔. 만약 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 성격 알지?"
반평생을 주씨 가문에서 살아온 집사는 주성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그 얼어붙은 경고에 몸서리치며 더는 어떤 말도 꺼내지 못했다.
주성호는 얼굴에 차가운 서리를 가득 안은 채 전화를 끊었다.
기사는 늦기라도 하면 큰일 날까 싶어 제일 빠른 속도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주성호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생각은 단 하나, 지금 당장 그의 눈으로 추영자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손목을 긋는 순간,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며 선홍빛 핏줄기가 얼굴까지 튀었다.
벌어진 상처를 바라보며 추영자는 유리 조각을 내던지더니 고통을 억지로 참아내며 상처 부위를 움켜쥔 채 비틀거리며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
이제 남은 방법은 이것뿐, 이것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던지는 도박이었다.
만약 주성호에게 조금이라도 양심이 남아 있다면 최소한 협상의 여지는 생길 것이다.
소파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자 급격한 출혈로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손목을 붙잡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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