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2장

“근데... 오늘 저녁, 자영 씨한테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어요. 내가 직접 요리할게요. 퇴원 축하도 할 겸, 괜찮겠죠?” 그 말을 꺼내기까지, 강도현은 꽤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최근 그는 요리 초보자답지 않게 부엌에서 분투했다. 인터넷을 뒤지고 영상을 반복해서 돌려 보며 불 앞에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주방에 들어가는 것조차 낯설었던 사람이니까. 하지만 주경민이 섬세하게 그녀를 챙기고 능숙하게 그녀의 입맛을 맞춰주는 걸 볼 때마다 가슴 어딘가가 답답하게 조여왔다. 그런 감정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이유를 안다. 주경민의 촉은 정확했다. 그는 심자영에게 마음이 생겼다는 걸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그게 깊은 사랑이든, 단순한 호감이든, 그에겐 충분히 가슴 뛰는 일이었다. 처음 겪는 설렘이었고 잊히지 않을 감정이었다. 심자영은 처음엔 정중하게 사양하려 했지만 강도현의 진심이 어린 눈빛을 보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관심과 정성들이 스쳐 지나가 심자영은 잠시 망설인 후,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그래요? 도와준 건 오히려 도현 씨니 대접은 제가 하는 게...” “그만해요.” 강도현이 먼저 말을 끊었다. “자영 씨는 아직 회복 중이니 지금은 쉬는 게 먼저예요. 내가 자영 씨한테 얻어먹은 밥이 몇 끼인데, 한 번쯤은 내 요리도 맛봐야죠. 물론 맛은 기대하지 마세도. 그래도... 언젠가는 잘하게 될 거예요.” 마지막 말은 거의 속삭이듯 작게 흘러나왔는데 부끄러움이 살짝 묻어 있었다. 하지만 심자영은 그저 그가 전에 얻어먹었던 것이 미안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거절도 몇 번이 지나면 무례가 되기에 심자영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알겠어요. 그럼 오늘 저녁 기대할게요.” 강도현은 그녀의 대답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네, 그럼 장 좀 보고 올 테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줘요.” 그러더니 문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눈이 점점 심해지네요. 기상청에서 그러는데 앞으로 며칠은 계속 이럴 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