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1장
이제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걸 어르신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 번 마음을 정한 일이라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
그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상대가 무너지든 말든 절대 손을 놓지 않는다.
꼿꼿이 펴져 있던 어르신의 등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고 혼탁한 눈동자 속에는 체념과 깨달음, 그리고 깊은 무력감이 뒤섞여 있었다.
이제 와서야 그녀는 예전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후회한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고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 있었다.
“너무 막다른 길로 몰아가지 마라, 성호야. 나중에 너 후회하게 될 수도 있어.”
어르신은 의미심장한 시선을 남긴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 네 눈앞에서 그 아이가 죽는 걸 보고 싶은 거야? 이젠 그만 놓아줘. 어쩌면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잖니?”
그 말에 주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무릎 위에 올려둔 손이 벌겋게 힘이 들어가 주먹이 되었고 혈관이 도드라졌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더 이상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마라.”
어르신은 그렇게 무력한 말 한마디를 남기고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돌아섰다.
이제 그녀는 늙어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주성호는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손에 쥔 주먹에 더욱 힘을 줬다.
“이번엔 반드시 내 거로 만들 거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향했다.
눈을 감고 누워 있던 추영자는 문득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발소리에 눈을 떴다가 익숙한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녀는 잠깐 멍해 있다가 이내 미간을 찌푸렸는데 눈에 선명한 혐오의 기색이 스쳤다.
추영자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더는 그를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 노골적인 혐오에 주성호는 순간적으로 굳어버렸고 마음속에 불쾌감과 분노가 일었다.
하지만 그녀의 지친 얼굴을 보니 또 의사의 당부가 머리를 스쳤다.
그래서 지금만큼은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았다.
혹시나, 또 그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지금 이 순간, 주성호는 어르신이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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