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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장

“변태, 미친놈!” 추영자가 이를 악물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러자 주성호의 입가에는 더 깊은 웃음이 번졌다. 그는 그녀의 귓불에 바싹 다가서며 목덜미에 입을 맞출 듯한 거리에서 낮게 속삭였다. “뭐라고 해도 상관없어. 그런 말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 네가 날 떠나지만 않는다면 어떤 말이든 다 받아줄 수 있어.” 추영자는 있는 힘껏 그의 팔을 떼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날 이런 수법으로 굴복시킬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 마, 주성호. 넌 절대로 뜻대로 되지 않을 거야!” 말을 내뱉자마자 그녀는 곧장 그를 스쳐 병실 문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주성호는 자신의 뺨을 두어 번 문지르더니 이내 한 발에 그녀에게 달려들어 손목을 거칠게 낚아채 그녀를 끌어당기고는 힘껏 품에 가둔 뒤 강제로 입술을 덮쳤다. 숨결이 엉키고 혀끝에 피 맛이 퍼졌다. 주성호는 입술이 터져 쓰라린데도 끝내 그녀를 놓지 않았다. 추영자의 눈동자에는 증오와 굴욕이 서려 있었다. 그녀의 눈빛과 마주친 순간 주성호는 잠시 멈칫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추영자는 그를 밀쳐내며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혐오와 경계가 뒤섞인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다가 손으로 입술을 거칠게 문질렀다. 마치 조금 전 그의 입맞춤이 더럽기라도 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의 반응에 주성호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이를 악물고 그녀의 하얀 뺨을 스치려다 가까스로 손을 거뒀다. 그녀는 이미 다친 몸으로 오늘 밤 죽을 고비까지 넘겼다. 말이 조금 거칠어질 수도 있다고, 그는 자신을 억지로 다독이며 분노를 삼켰다. 주성호는 억눌렀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채 그녀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하지만 그가 조금만 더 다가가자 추영자는 즉시 뒤로 물러나 병실 문에 등을 세게 부딪쳤다. 통증이 올라왔지만 그녀는 조금도 약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날 선 눈빛으로 그를 똑바로 노려보며 눈 속의 증오를 숨기려 하지 않았다. 주성호는 마침내 발걸음을 멈추고 더는 다가가지 않았다. “더는 억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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