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7장
아침이 되어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었지만 심자영은 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다.
세수를 마친 심자영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침을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계단을 막 내려서자마자 부엌에서 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엌문 앞까지 다가가자 안에서는 누군가의 분주한 모습이 보였다.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부엌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도서화가 고개를 돌렸다.
심자영임을 확인한 그녀는 잠시 긴장한 듯 몸을 굳히더니 다소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웃음을 지었다.
“심 선생님, 일어나셨군요. 혹시 제가 시끄럽게 해서 깨신 건 아닌가요?”
심자영의 시선이 자신 뒤쪽의 냄비로 향하는 걸 보고 도서화는 급히 덧붙였다.
“그냥 일찍 일어나서 습관처럼 밥을 하려던 건데... 혹시 심 선생님 냄비를 쓰는 게 불쾌하시다면 저 퇴근하고 하나 사 올...”
도서화가 괜한 오해를 한 걸 알게 된 심자영은 급히 손사래를 쳤다.
“도 선생님, 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냥 이렇게 일찍 일어나신 줄 몰라서 놀란 것뿐이에요. 전 도 선생님 내려오시는 소리 못 들었거든요. 그리고 어젯밤에도 말씀드렸지만 이 집의 물건은 다 편하게 쓰세요. 도 선생님 집이라고 생각하시고 지내시면 돼요. 이렇게까지 조심하실 필요 없어요.”
도서화는 쑥스러운 듯 웃었지만 눈동자 한켠에 씁쓸한 기색이 잠시 스쳤다.
예전에도 그녀는 집에서 늘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곤 했다.
그때는 조금이라도 소리가 크면 늦게 들어와 자고 있던 남편이 깨났고 그러면 돌아오는 건 매서운 구타뿐이었다.
지금 이 집에서는 심자영의 배려로 모녀가 잠시 머물고 있지만 그녀는 여전히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하고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심 선생님.”
도서화는 코끝을 훌쩍이며 고개를 들어 심자영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미소가 번졌다.
“드릴 말씀이 하나 있는데... 괜찮을까요?”
심자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하세요.”
“저랑 설영이가 이렇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심 선생님께 폐를 많이 끼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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