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0장
지금에서야 심자영은 왜 강도현이 굳이 차를 바깥에 세우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심자영은 차 주위를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원래는 맨들맨들하던 타이어에, 모두 빙판길용 체인이 감겨 있었다.
아마도 어젯밤 그녀가 들어가 쉬고 난 뒤 강도현이 밤새 달아준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 그녀는 혹시라도 바퀴가 헛돌아 차가 옆 논두렁으로 빠질까 봐 속도를 잘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체인이 달린 덕분에 안전성이 한층 올라간 것이다.
심자영은 강도현이 이렇게까지 세심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강도현이 머무는 방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하지만 강도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듯 침실의 커튼이 꼭 닫혀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됐다. 점심에 돌아올 때 고맙다고 인사하자.’
심자영의 이런 행동은 도서화 모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두 사람도 시선을 타이어로 옮겼다.
체인을 확인한 도서화는 어제 차로 돌아올 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것을 떠올리며 뭔가를 눈치챈 듯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감회가 서린 듯했으나 곧바로 어두워지고 쓸쓸해졌다.
도서화는 고개를 떨군 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게 중얼거렸다.
“젊다는 건 참 좋네...”
“엄마.”
곁에 서 있던 현설영은 도서화의 침울한 기운을 느꼈는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작고 부드러운 손바닥이 도서화의 거칠어진 큰손에 꼭 붙자 도서화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낮춰 딸아이를 바라보았다.
소녀의 걱정 어린 눈빛에 도서화의 표정이 잠시 굳었으나, 이내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순간, 조금 전 눈빛에 서리던 쓰라림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녀는 이 수년간 참으로 힘겹게 살아왔다.
억눌림과 절망만이 가득한 세월, 살아 있는 매일이 고통이었다.
자신의 삶은 음습한 장마철 방안 같아 한 줄기 햇살도 들지 않았고 기쁨이나 희망은커녕 썩어가는 냄새만 가득했다.
하지만 딸아이의 맑고 환한 얼굴을 보면 그 절망과 어둠조차 스르르 흩어지는 것 같았다.
하늘은 그녀에게 잔혹했지만 이렇게 사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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