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1장

식사는 주경민이 평소 자주 가던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것으로 모두 담백한 메뉴들이라 환자에게 적합했다. 주경민은 몇 입 먹다가 문득 전에 추영준에게 지시했던 일이 떠올랐다. “내가 조사하라고 한 건, 이제 윤곽이 잡혔어?” 방금 막 의자에 앉았던 추영준은 이 말을 듣자마자 급히 조사한 자료를 찾아내어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었다. 주경민은 자연스럽게 받아 들고 눈썹을 모은 채 차분히 내용을 훑었다. 추영준은 옆에서 덧붙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날 연회장의 샹들리에는 누군가 고의로 손을 댄 흔적이 있었습니다. 위쪽 나사가 일부러 느슨하게 풀려 있었죠. 저희 쪽에서 점검한 결과 다른 위치의 샹들리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오직 아가씨가 앉아 있던 자리 위의 샹들리에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좌석 배치는 장미숙 여사가 직접 맡아 처리한 것이었습니다.” 주경민은 이미 다 읽고 난 뒤 휴대폰을 추영준의 품에 던지듯 돌려주었다. 그리고 날카롭게 눈을 치켜뜨며 얼음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결국 장미숙 외에는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시기를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지?” 추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했고 누군가 고의로 꾸민 일이라고는 의심하지 않았다. 연회 당일 현장에는 손님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누군가 그 샹들리에가 정확히 심자영의 머리 위로 떨어지도록 계산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만약 좌석 배치가 사전에 조율되어 심자영의 자리 위에 샹들리에가 오도록 한 것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것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든 ‘사고’였다. 장미숙은 이 일을 이용해 심자영을 제거하려 했던 것이다! 이 가능성을 떠올리자 주경민의 온몸에는 극도의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얼굴에는 살기가 가득 찼다. “그 여자, 감히 이렇게 대놓고 자영이를 해치려 들다니!” 추영준은 주경민을 슬쩍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그는 주경민이 강유리를 방임하고 주성호가 장미숙을 편애했기 때문에 그 모녀의 야심이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