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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함정달콤한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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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사진을 찍은 서지안은 재빨리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서예은이 회사 건물 안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본 뒤, 그녀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 회사 내부로 들어섰다. “서예은, 네가 언제까지 이렇게 건방진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 현진 오빠가 이 사진을 본 후에도 그렇게 순진한 척할 수 있는지 궁금하네.” 서지안은 냉소를 흘리며 혼자 중얼거렸다.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주현진의 사무실을 향해 걸어갔다. 문을 두드린 뒤 안으로 들어선 서지안은 엉덩이를 살짝 흔들며 유혹적인 걸음걸이로 주현진의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오빠, 오늘 내가 무슨 흥미로운 걸 봤는지 알아?” 주현진은 서지안을 보자마자 팔을 벌려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몸은 어때? 어제 감기 기운이 있다고 했었잖아.” 서지안은 고개를 저으며 애교를 떨었다. “괜찮아. 그냥 약간 추웠을 뿐이야.” “그럼, 다행이고. 흥미로운 걸 봤다니? 뭔데?” 주현진은 말하며 서지안의 몸을 쓰다듬었다. 서지안은 그의 손을 치워버리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내 말 먼저 들어봐.” 그녀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주현진한테 보여 주며 말했다. “오빠, 이게 누군지 한번 봐봐.” 무심결에 화면을 흘깃 바라보던 주현진은 눈썹을 찡그리더니 사진에 눈길을 고정했다. 사진 속에는 서예은이 검은색 고급 세단에서 내리는 모습이 선명하게 담겨있었다. 거리는 다소 멀었지만, 서예은의 얼굴과 옷차림은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이거 서예은이야?” 주현진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옥타브 낮아져 있었고, 그 안에는 의심과 불신이 서려 있었다. 서지안은 그의 반응을 살피며 마음속으로 승리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언니 친구인가 봐. 이렇게 일찍 출근길에 바래다줄 정도면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주현진의 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서예은의 친구들은 내가 다 알아. 그런데 이 정도의 차를 소유한 사람은 없어. 이 모델은 한정판이야. 나도 못 산 거라고.”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불쾌한 추측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래서 나랑 자꾸 헤어지자 하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한 거였네. 돈 많은 남자에게 넘어간 거였어?'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주현진의 가슴은 마치 돌멩이로 눌린 듯 답답해졌다. 그는 서지안을 가볍게 밀어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박차고 사무실을 나갔다. “오빠, 어디가?” 주현진이 서예은을 만나러 간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서지안은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 문이 닫히자, 서지안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시작이야, 서예은. 네가 매일 보여 주던 그 오만한 표정이 얼마나 빨리 무너질지 지켜보겠어.' 주현진은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가로질렀다. 그의 얼굴은 먹구름이 낀 것처럼 어두웠고 눈썹은 심하게 찌푸려져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그 사진의 장면들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우아하게 차에서 내리며 문을 닫기 전 차 안을 향해 돌아보던 그 표정. “차 안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거지? 서예은, 참 대단해. 감히 나를 병신 취급해?” 그는 이를 악물고 중얼거리며 주먹을 꽉 쥐고 서예은의 사무실 문 앞에 다다랐다. 복도에서 그를 마주쳤던 직원들은 주현진의 어두운 표정에 몸을 움츠리며 말을 삼켰다. 주현진은 예의상의 노크도 생략한 채 문손잡이를 힘껏 돌려 문을 열었다. 사무실 안쪽에 있는 자신의 책상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서예은은 갑작스러운 문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불쾌해 보이는 주현진의 표정에도 서예은은 담담한 표정으로 평온하게 물었다. “주 대표, 무슨 일이야?” 주현진은 문을 닫고 그녀의 책상 앞으로 걸어가더니 날카로운 시선으로 서예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서예은, 참 대단하던데? 오늘 아침에 누구 차를 타고 회사에 온 거야?” 서예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침착하게 답변했다. “주 대표, 지금 날 심문하는 거야? 내가 누구 차를 타고 출근하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 얼굴이 더욱 일그러진 주현진은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말장난하지 마. 누구야 그 사람? 너랑 무슨 관계야? 나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녔으면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니야?” 서예은은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의자에 등을 기대며 편안한 자세를 취한 채 주현진을 응시했다. “주 대표, 이건 내 사적인 일이야. 일일이 너한테 보고해야 해?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난 걸로 알고 있는데.” 서예은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른 주현진은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서예은! 우리 아직 완전히 끝난 거 아니야! 네가 감히 바람을 피워?” 서예은의 표정도 점차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주현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바람? 서지안이랑 눈이 맞아서 나 몰래 만나고 다닌 주제에 지금 내 앞에 그런 소리가 나가?” 그녀의 말에 주현진은 말문이 막혔다. 주먹을 쥐고 있던 그의 손은 분노로 인해 부르르 떨리고 있었고, 뭔가를 억누르는 듯 가슴은 격하게 들썩이고 있었다. “서예은, 날 몰아세우지 마. 돈 많은 놈 하나 잡았다고 나랑 헤어질 생각 따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낮게 깔린 주현진의 목소리에는 위협이 서려 있었다. 원래는 서예은을 그냥 놔줄 생각도 했었지만, 서예은이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졌다. ‘600억? 꿈도 꾸지 마!’ 서예은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주 대표,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야? 아쉽지만 그런 건 나한테 안 통해.” 서예은은 주현진의 말이 그저 단순한 허세에 불과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주현진은 갑자기 서예은의 손목을 붙잡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예은, 네가 무슨 꿍꿍이인지 모를 줄 알아? 네가 탄 그 차, 한정판이야. 돈이 아주 많은 놈인가 봐?” 서예은은 손목이 아파져 왔지만 움츠리지 않고 차갑게 그를 응시했다. “주현진, 손 놔.” 주현진은 손을 놓기는커녕 오히려 더 세게 잡으며 말했다. “서예은, 나를 더 이상 밀어붙이지 마.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주현진, 마지막 경고야. 네 인생이 무너지는 것쯤은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거든. 그러니까 손 놔.” 서예은의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이 스쳤고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경고의 칼날이 숨어 있었다. 그녀의 말에 충격을 받은 주현진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을 풀었다. 예전과 달라진 듯한 서예은의 날카로운 눈빛에 그는 멍하니 그녀를 쳐다봤다. 서예은은 그 틈을 타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차갑게 말했다. “주 대표, 체면 좀 지켜. 우리 이미 끝났잖아. 마무리는 좋게 하자.” 말을 마친 그녀는 협의서를 다시 꺼내 책상 위에 놓으며 말을 이었다. “사인 해. 이번에도 거절한다면 내가 보유한 지분 전부를 경쟁사에 매각할 거야. 주현진, 깔끔하게 헤어지자. 우리 더 이상 구질구질하게 엮일 필요 없잖아.” 주현진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멍하니 서서 처음 보는 듯한 낯선 서예은의 모습을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서예은, 너 변했어.” 주현진의 목소리는 낮게 깔려있었고 떨리는 음색 속에는 억울함이 묻어있었다. 서예은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주 대표, 이게 원래 내 모습이야. 네가 몰랐을 뿐이지.” 주현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서예은을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노려보며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서예은, 다시 한번 말할게. 멋대로 구는 건 네 마음이지만 선은 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서예은은 아무런 두려움 없이 그 시선을 받아쳤다. “추잡한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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