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화

“언니, 정말 잘됐다. 드디어 우리 둘이 다시 경기 할 수 있게 됐네.” 구동준의 눈에 흥미로운 빛이 스쳤다. 서예은과 서지안 사이에도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서예은은 덤덤하게 구동준에게 말했다. “구 대표님, 방금 협력을 고려하겠다고만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저는 시합에 참여하고 싶지 않아요.” “확실한 답변을 주세요. 제가 이기면 반드시 저와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시면 참가하겠습니다.” 하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역시 디자이너님,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그녀의 말은 너무 직설적이었다. 하린은 혹시라도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걱정되었다. 하린뿐만 아니라 구동준도 서예은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구동준은 궁금했다. 과연 서예은에게 무슨 매력이 있길래, 연애에 전혀 관심이 없던 박시우가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만들었을까. “언니, 그건 너무한 거 아니야? 억지를 부리는 거잖아!” 서지안이 말했다. 서지안은 속으로 불안했다. ‘서예은이 왜 이렇게 자신만만하지? 정말 이길 자신이 있는 건가? 아니면 그냥 허세를 부리는 건가?’ 그러나 어찌 됐든 서지안은 서예은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구 대표님, 저희는 그냥 실력 겨루기라고 생각할게요. 강제로 요구하지는 않겠습니다.” 서지안은 상냥하고 배려심 깊은 척 말했다. 구동준은 덤덤하게 서지안을 쳐다보며 속으로는 자신에게 건방지게 말하는 서지안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좋아요, 약속하죠.” 구동준이 대답하는 순간, 서예은을 제외한 모두가 놀랐다. 오성우는 서예은이 어떻게 그렇게 침착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이런 서예은의 모습은 박시우와 닮은 점이 있었다. 일행은 함께 승마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구동준이 먼저 들어간 뒤 문을 닫으라고 손짓했다. 서지안은 다급하게 구동준에게 말했다. “구 대표님, 저희 아직 안 들어갔는데요.” 구동준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거리를 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상하네요. 여기에 소비하러 온 거 아니었나요?” 이건... 정말 난감한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