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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서예은은 취한 눈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신호등이... 왜 개가 되었지? 사람 살려! 야생 개들이 너무 많아!” 세 마리 ‘야생 개’는 서예은이 민첩한 원숭이처럼 휙휙 움직이며 높은 담장 위로 기어 올라가 앉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빨리 꺼져, 구역질 나는 개들아!” 서예은은 신발 한 짝을 벗어 그들 중 한 명에게 던졌다. 서예은이 손과 발만으로 담장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던 세 명은 그녀가 신발을 던지자 다급히 피했다. 그러나 시선을 돌리면서 서예은의 하얗고 가느다란 발을 본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역시 미인은 발도 다 향기롭네.” 녹색 머리의 남자가 서예은의 신발을 주워 냄새를 맡아보았다. “우웩...” 서예은이 무례한 것이 아니라 세 명의 행동이 정말 역겨웠다. 안 그래도 속이 울렁거리던 참이었는데 세 명의 행동에 그대로 토해버렸다. “너무 무례한 거 아니야?” “꺼져.” “멍하니 뭐해? 빨리 올라가서 저 여자 끌어내려!” 그들이 인간 사다리를 쌓아 올라오려는 모습을 본 서예은은 갑자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개들이 담장을 타고 올라가네.” 서예은이 배를 끌어안고 웃자 세 명의 건달들은 화가 나서 얼굴이 시뻘게졌다. “오늘 내가 저 여자 따먹지 못하면 성을 고쳐버리겠어!” 바로 그때 눈앞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어 보니 자신들보다 키가 큰 남자가 그들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노랑머리의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기보다 키 큰 박시우에게 말했다. “이봐, 먼저 온 사람이 임자야. 그러니 저리 비켜. 우리가 한껏 즐기고 난 다음에 너한테 줄게.” 그 말에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박시우는 싸늘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너희들에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왜? 우리 걸 빼앗으려고?” 세 사람은 본인들이 박시우가 혼자라는 것만 믿고 자신들이 한 수 위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양복을 입고 있는 순진한 양 같은 박시우의 모습에 그들은 박시우가 겉모습만 그럴듯할 뿐 실속이 없다고 생각했다. 노란 머리의 남자가 땅에 침을 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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