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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서예은은 구동준의 대답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구동준이 박시우의 체면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그녀의 디자인이 좋다고 말한 건 아니길 바랐다. 서예은은 고객이 진심으로 그녀와 소통하면서 고객이 좋아하는 작품을 디자인하고 싶었다. 억지로 좋아하는 척하거나 나중에 전혀 사용하지도 않을 물건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만약 정말 그런 걸 만들게 된다면 서예은이 디자인하면서 들인 정성이 모두 물거품이 될 뿐만 아니라 구동준의 돈도 낭비하게 된다. “구 대표님,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서예은이 구동준에게 말했다. “다들 한자리에 모였으니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서예은이 한마디 덧붙였다. 하린은 조금 전까지 구동준이 아주 까다롭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니 너무 협조적이었다. 그야말로 신이 내린 고객이다. 이전에 어느 한 고객 때문에 디자이너가 운 적도 있었다. 그 고객은 디자이너에게 열세 번이나 디자인을 수정하게 했다. 작은 다이아몬드 한 알의 위치까지 반나절 동안 토론했지만 마지막에는 첫 번째 버전의 디자인이 더 좋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는 너무 힘들어 고객과 상담사가 떠난 후 화장실에서 몰래 울었다. 하린은 구동준처럼 수정할 필요가 없는 고객을 만난 것은 하늘의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예은은 그렇게 만족스러워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그러자 구동준은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다. 본인은 매우 좋다고 생각했는데 왜 수정해야 하냐 말이다. “좋은데요?” 그러자 서예은이 말했다. “구 대표님, 디자인이 확정된 후 수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효율적으로 소통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면 효과가 더 자연스럽고 보기 좋을 것입니다.” 서예은을 바라보던 신민재는 혼자 생각에 잠겼다. 서예은과 구동준 사이에 뭔가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구동준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구동준의 불같은 성격상 이미 화를 냈을 것이다. 구동준이 박시우에게 작게 말했다. “네 아내 정말 프로패셔널해.” 사실 구동준은 처음에 재미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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