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화
“박시우.”
낮게 깔린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간 옻칠 구두, 굽은 일곱 센티미터쯤 되어 보였다.
그녀는 가느다란 어깨끈의 슬립 원피스를 입고 커다란 선글라스를 쓴 상태였다.
풍성한 웨이브 머리가 바다의 해조처럼 어깨 위로 흘러내렸고 걸을 때마다 좋은 향이 났다.
여자의 뒤에는 두 사람이 따랐다.
한 명은 송희정, 다른 한 명은 그녀의 매니저 진민아.
평소엔 별처럼 반짝이던 송희정이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그저 달을 따르는 작은 별에 불과했다.
달이 떠오르면 별의 빛은 사라지는 법.
여자와 유서원의 관계가 딱 그랬다.
“창피하지 않아? 남자 둘이 길바닥에서 주먹질이라니.”
유서원의 시선이 천천히 서예은에게 옮겨가더니 놀란 듯 눈이 살짝 커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서예은의 등만 보였기에 그녀는 단지 몸매가 좋고 분위기 있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얼굴을 마주하자 그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 아름다움은 사람을 숨 멎게 할 정도였다.
‘이런 여자는... 미쳐 싸울 만하지.’
유서원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두 남자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다섯 명쯤 달려들어도 이상하지 않겠다고 생각할 만큼이었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여유로운 미소로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저 유서원이라고 해요. 엔씨글로벌 대표이기도 하고요.”
서예은은 순간 멈칫했다.
짙은 화장 아래 드러난 유서원의 얼굴은 매우 아름다웠다.
다만 그 미모에는 묘한 공격성이 있었다.
성공한 여자의 자신감, 아니 오만에 가까운 카리스마였다.
“왜 넋을 잃으셨죠?”
유서원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사람들이 제 얼굴 보면 멍해지거든요. 그래서 매일 선글라스를 써야 해요. 방어용이죠.”
서예은은 곧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예은이라고 해요.”
그리고 솔직하게 이런 말을 덧붙였다.
“정말 예쁘세요.”
“고마워요. 예은 씨 미모도 만만치 않네요.”
유서원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여자, 물건이네. 오랜만에 나랑 비슷한 기운이 나는 사람을 봤어.’
유서원은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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