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1화
이금희가 발을 헛디디며 크게 비틀거렸다.
마침 곁에 서 있던 서예은이 잽싸게 이금희의 팔을 붙들었다.
“할머니, 괜찮아요?”
눈앞에서 이금희가 넘어질 뻔한 순간을 본 서예은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채로 한동안 진정이 되지 않았다.
이금희가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아. 방금 너무 흥분했더니 다리에 힘이 좀 풀렸을 뿐이야.”
서예은은 잠깐 멍해 있다가 그제야 웃음이 났다. 조금 전에, 이금희가 지독한 냄새가 나는 때 묻은 대걸레를 들고나온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에는 항상 침착한 이금희가 저런 일을 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금희가 머쓱하게 웃다가 곧 표정을 거두고 서예은의 손을 꼭 잡았다.
“예은아, 나를 괴롭히는 건 참아도 널 건드리는 건 용서 못 해. 너는 엄마랑 내가 세상에서 제일 아끼는 사람이고 평생 지켜야 할 사람이야. 내가 몸을 못 쓰게 되지 않는 한, 늘 네 앞에 설 거야.”
그 말에 서예은은 가슴이 뜨겁게 차올랐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콧날이 시큰했다.
“할머니, 전...”
서예은은 막상 입을 떼려니 할 말이 목구멍에서 맴돌 뿐이었다. 정작 이런 말은 눈앞에서 하려면 괜히 쑥스러웠고 어릴 때부터 몸에 밴 버릇이기도 했다.
“응? 예은아, 뭐라고 했니?”
이금희가 입술이 움직이는 걸 보고 되물었다.
서예은은 고개만 살짝 저으면서 속으로 다짐했다.
‘앞으로 내가 더 잘하자. 할머니께 두 배로 더 잘하자.’
“배고프지? 가서 밥 먹자.”
“네.”
VIP룸에 들어서자 박시우가 이미 주문을 마쳐 두었기에 막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이 들어왔다. 상 위에는 서예은과 이금희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가득했다.
박시우가 두 사람 그릇에 하나씩 반찬을 덜어 주며 슬쩍 몸을 기울였다.
“아까... 무슨 일 있었어?”
서예은은 고개를 저었다.
“이 특제 닭 날개 구의의 향이 의외로 진하네. 맛도 좋고.”
박시우는 굳이 캐묻지 않았고 이금희가 눈치챌까 봐서라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었다.
“괜찮지? 한동안 온라인에서 유행하던 메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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