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2화
인 비서는 아무렇게나 놓인 책을 보며 생각했다.
‘평소 눈에 티끌 하나 용납 못 하는 박 대표님이 책을 테이블 위에 저렇게 그냥 두다니, 서예은의 매력이 정말 대단하긴 하네.’
그때, 장준수와 구동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야, 박시우. 뭐 하냐? 심심해 죽겠는데, 우리 해외 가서 스키나 탈까?”
장준수가 동경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국내 스키장은 죄다 일반 스키장이라, 장비도 별로고 부지도 좁잖아. 가봤자 사람만 바글거리고 하나도 재미없어.”
박시우가 고개를 들어 장준수를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
“가고 싶으면 너나 가.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구동준이 티 테이블 위의 책을 집어 들고 휙휙 넘겨보았다.
“박시우, 넌 이 책들을 왜 또 봐? 이거 다 예전에 본 거잖아?”
이 몇 권뿐만 아니라, 벽면을 가득 채운 책 모두 박시우가 이미 다 읽었던 책들이었다.
그는 한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데다, 책 읽는 속도도 열 줄씩 한 번에 읽어 내릴 정도로 말도 안 되게 빨랐다. 다 읽은 책은 어느 부분을 물어봐도 전부 기억해 낼 정도였다.
정말 무서운 인간이었다. 괜히 영재반 출신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평생을 헉헉대며 쫓아가도 박시우의 발끝조차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였다.
구동준은 박시우가 그저 잘난 체하고 싶어서 사무실 한쪽 벽을 책으로 채워둔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이 이렇게 대단하고 박학다식하다는 걸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것 아닌가?
그러다 문득, 책을 마구 넘기던 구동준이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도 안 돼. 야, 박시우, 너 이렇게 자뻑이 심한 놈인 줄은 몰랐네!”
박시우의 날카로운 시선이 구동준을 향했다.
“뭐라고 했지?”
“아니, 책을 보면 곱게 책만 볼 것이지, 웬 자화상을 그려 놨어? 네 자화상이 떡하니 박혀있는데 누가 책 내용에 집중하겠냐?”
구동준이 놀려댔다.
“다들 잘생긴 얼굴 구경이나 하겠지!”
“무슨 자화상? 나도 좀 보자.”
장준수가 신이 나서 끼어들었다.
그가 말했다.
“와, 와. 박시우. 너 진짜... 변...”
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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