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5화
정미정은 박동국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눈치를 줬다.
신혼부부는 당연히 둘만의 시간을 더 원할 테니까.
그때 서예은이 말했다.
“좋아요. 전 북적거리는 거 제일 좋아해요.”
이 장면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서지안의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녀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가식적이긴.”
서지안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서예은은 그저 중고품일 뿐인데, 어떻게 박씨 가문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걸까.
그에 반해 자신은 마치 쥐새끼처럼 어두운 곳에 숨어 지내며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는 신세였다.
오늘 송미진이 다른 귀부인들과 모임을 가졌지만 이번에는 서지안을 부르지 않았다.
그녀가 불룩 나온 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지난번 티파티에서의 일이 송미진의 심기를 건드린 탓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지안은 생각했다. 도대체 왜 서예은은 행복을 손에 넣었는데 자신은 안 되는 걸까.
“지안아, 지금만 참으면 모든 게 조용해질 거야.”
한지영이 서지안에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서지안은 고개를 돌려 곁에 있는 한지영을 바라봤다.
사실 한지영의 입장도 조금 난처했다.
한지영은 어렵사리 자신의 능력으로 심진서를 쫓아내고 서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꿰찼지만 그 수단이 더러웠던 탓에 귀부인들 사이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그들은 모임이 있을 때마다 거의 한지영을 부르지 않았다. 어쩌다 한지영이 억지로 끼어들게 되더라도, 사진을 찍을 때 대놓고 쫓아내지는 않았지만 SNS에 사진을 올릴 때는 가장자리에 있는 그녀를 잘라내고 올렸다.
심지어 더 심한 사람은 아예 그녀의 얼굴에 스티커를 붙여 버리기까지 했다.
그들의 의도는 명백했다. 그녀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었다.
한지영은 그들 무리 속에서 지위가 높지 않았기에 억지로 끼어들어 봤자 망신만 당할 뿐이었지만 그녀는 그 짓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가 서지안에게 말했다.
“지안아, 너 반드시 아이를 낳고 주씨 가문에 무사히 시집갈 때까지 버텨야 해. 그때가 되면 내 위상도 덩달아 올라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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