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유채하는 서류를 한눈에 훑고 물잔은 잡지 않은 채 배승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배승호, 나를 조사했지.”
그건 질문이 아니라 확신에 던진 말이었다.
안경 너머로 눈을 가늘게 뜨며 배승호가 말했다.
“비슷해, 네가 최근에 변화가 너무 커서 나도 속사정을 알아야겠으니까.”
“뭐 찾아냈어?”
유채하가 몸을 일으키자 실크 이불이 흘러내리며 하얀 어깨가 드러났고 배승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별거 없는데 겉보기에는 완벽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지.”
“뭔데?”
유채하가 눈썹을 치켜올렸고 배승호는 몸을 숙여 그녀 입술 가까이로 다가갔다.
“성격이 바뀐 뒤에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가슴이 순간 요동쳤지만 유채하의 표정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너 왕자병이야? 내가 한 사람 때문에 모든 걸 다 포기할 거 같아?”
갑자기 배승호가 유채하의 손목을 잡았다.
“그래? 그럼 왜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는 거지?”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봤고 그때 유채하가 살짝 웃었다.
“감기 때문에 열이 나서 심장 박동이 불규칙할 뿐이야.”
다른 손으로는 배승호의 넥타이를 살짝 만지며 덧붙였다.
“이렇게 나를 챙겨주는 건 혹시 나한테 반한 거야?”
배승호의 눈빛이 어두워지려는 순간 문이 거칠게 열렸고 서현우가 얼굴은 어둡게 구겨진 채 식판을 들고 문가에 서 있었다.
“방해했나?”
그 틈을 타 유채하는 손을 빼며 말했다.
“마침 배고팠어.”
식판을 침대 머리맡에 무겁게 내려놓으며 서현우가 말했다.
“먹어, 독 안 탔어.”
배승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을 가다듬으며 서현우를 바라봤다.
“나는 서재에서 서류 처리할 건데 같이 나가지?”
비웃으며 서현우가 대답했다.
“내가 왜?”
“환자를 쉬게 해야지.”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결국 두 남자는 함께 방을 나섰다.
길게 한숨을 내쉬자 유채하의 머릿속에서 시스템의 경보음이 울렸다.
[긴급 알림: 배승호가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채하 님, 즉시 조치를 취하십시오!]
유채하는 식판 위의 레드 와인을 들어 단숨에 마셨다.
“닥쳐.”
아래층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