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다음 날 아침.
행정부에서 발표한 신에너지 지원 프로젝트 명단에 정말로 배성 그룹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핸드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유채하가 긴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배승호의 호감도에 아무런 변화도 없음.]
시스템이 차가운 기계음을 흘렸다.
유채하가 입꼬리를 당겨 웃으며 장난스럽게 눈을 빛냈다.
‘이제 와서 모른 척하시겠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수익은 지분 10%의 세 배 이상일 것이다.
“흠... 재밌네.”
소파 위에 핸드폰을 던진 유채하가 옷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시스템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시스템 제안]
[이성을 유혹할 때는 다정하고 온화한 이미지가-]
“닥쳐.”
유채하가 손으로 옷을 훑으며 시스템의 말을 끊었다.
“앞서 실패한 여자들, 기억 안 나?”
시스템이 한순간 말을 잃었다.
시스템의 추천대로라면 유채하도 앞선 99명의 여자들처럼 실패하게 될 것이다.
그때, 집사가 방 안으로 들어와 고개를 숙였다.
“아가씨, 배씨 가문에서 저녁 만찬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두고 나가.”
유채하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집사는 검은 바탕에 금박이 새겨진 초대장을 조심스레 테이블 위에 내려두고 조용히 물러났다.
[유채하 님, 이번 기회는 꼭-]
유채하가 시스템의 권고를 무시하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곧장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멍멍이, 나 데리러 오는 거 잊지 마.]
그녀가 차게 웃으며 팔짱을 꼈다.
배승호가 과연 어디까지 참아낼 수 있을까 궁금할 따름이었다.
점심, 라움 아카데미 식당.
점심시간의 식당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안은 학생들의 웃음과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찼다.
창가 쪽에 앉은 유채하는 손가락으로 탁상을 두드리며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앞에 놓인 식사에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깔끔한 흰색 셔츠를 입은 강이현이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말없이 새우를 까는 남자의 손끝에 기름진 액체가 가득 묻었지만 전혀 지저분해 보이지 않았다.
강이현이 깔끔하게 분리된 새우살을 유채하의 그릇에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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