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화
이러다간 머지않아 민빈이 황후로 책봉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강희진 또한 그러한 말들이 떠도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저 사람들, 참 한가하구나.”
그날도 그녀는 천막 안 다소곳이 앉아 작은 접시에 담긴 쌀떡을 음미하고 있었다.
쌀떡은 그녀가 초월에게 말로만 가르쳐준 것을, 초월이 궁녀들의 작은 부엌을 빌려 정성껏 만들어낸 것이었다.
어린 시절 산과 들을 오가며 자란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땔감을 구하러 다니곤 했다.
가는 길에 대나무 숲을 만나면 엽잎을 몇 장 꺾어와 어머니께 졸라 쌀떡을 지어달라곤 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단맛과 쫀득한 식감, 귓가에 맴도는 어머니의 다정한 목소리, 그것이 그녀 인생에서 가장 평온하고 따스했던 시절이었다.
“아가씨께서는 황후의 자리에 오르고 싶단 생각, 한 번도 해보신 적 없나요?”
초월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강희진은 별생각 없다는 듯 대답했다.
“없어.”
말을 마친 그녀는 쌀떡의 마지막 조각을 입에 쏙 넣었다.
“왜요? 아가씨께서는 어머니를 지키고 싶으시다 하셨잖아요? 그러려면 더 높은 자리에 올라야지요. 지위가 높아질수록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그러면 곁 사람도 지킬 수 있을 터인데요.”
초월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다.
강희진은 배를 쓰다듬었다. 쌀떡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살짝 불룩해진 배가 느껴졌다.
“내가 그런 자리에 오를 능력이 있을 리도 없고 게다가 황후가 된다 한들 어쩌겠어. 평생 이 깊은 궁 안에 갇혀 언제 무슨 이유로 내 목이 날아갈지 모르는 황제를 매일같이 상대하며 살아야 한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해.”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 삶이라면 차라리 지금 이대로가 낫다.
초월은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뭔가 더 말하려는 순간, 천막 바깥에서 누군가가 들려왔다.
“들어 오너라.”
강희진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자 한 시녀가 천막 안으로 들어와 말없이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대감께서 전하신 것이옵니다. 다 읽으신 후에는 반드시 불태우라 하셨사옵니다.”
말을 마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