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살이 찌면 예쁘지 않지요.”
강희진은 가볍게 웃으며 말하였다.
비록 전생에서 눈앞의 소녀와 직접 마주한 적은 없었으나 방금 나눈 이야기만으로도 그녀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갓 도성에 돌아왔고 그전엔 변방에 머물렀다 했으니 이는 지난달 선우진에게 불려 들어와 병조 시랑 벼슬을 받은 전 도위군 군사, 봉 대인의 따님일 터.
즉, 이 소녀는 봉씨 가문의 외동이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보배, 봉희설일 것이다.
봉씨 가문은 대대로 충직함으로 이름난 집안이요, 전생에도 강희진은 이 집안을 들은 바 있었다. 그 정체를 알게 된 순간, 봉희설에 대한 인상이 한결 좋아졌다.
“허나 저희 어머니는 처녀는 살이 좀 있는 것이 보기 좋다 하셨어요.”
봉희설은 눈을 깜빡이며 진지하게 말하였다.
“어머님 말씀이 옳아요.”
강희진은 눈웃음을 지으며 다정히 답하였다.
봉희설은 재잘재잘 떠들며 어느새 장막 곁에 이르렀다. 사냥 대회를 그르치지 않기 위함인지 강희진은 옷을 갈아입는 동작 하나하나가 날쌘 들고양이 같았다.
잠시 후, 다 입었다는 강희진의 목소리가 들리자 봉희설은 문가에서 바닥의 개미와 놀다 말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정말 고우세요.”
그녀는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감탄이 서린 눈빛으로 강희진을 올려다보았다.
“이토록 못생긴 옷마저도 저리 곱게 입으실 수 있다니.”
“과장한 말씀이세요.”
강희진은 봉희설의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저 칭찬이 기뻐서가 아니라 이 소녀와 함께 있는 것이 무척 즐거웠기 때문이다.
쾌활하고 순진하며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타인을 업신여기는 법도 없다.
강희진은 오랜만에 이처럼 편한 마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는 듯하였다.
두 사람은 옷을 갈아입고 장내로 발길을 옮겼다.
“과연 바깥 소문이란 믿을 게 못 된다니까요.”
봉희설이 작게 투덜거렸다.
“네?”
강희진은 궁금하다는 듯 되물었다.
“다들 민빈 마마를 두고 성질이 괴팍하고 총애를 믿고 제멋대로인데 그야말로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요염한 여인이라고 했어요.”
이런 말은 귀에 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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