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화
강원주는 한참 뜸을 들이다가 결국 강상목의 물음에 더는 버텨내지 못했다.
“아버지, 강희진이 사라졌습니다.”
두 눈엔 금세라도 눈물이 터질 듯한 불안이 가득했다.
강상목은 강원주의 허벅지를 가볍게 두드리며 조용히 입을 닫으라는 뜻을 보냈다.
자리를 함께한 이들이 많고 시선도 엇갈리는 터라 신중함이 먼저였다.
강원주 역시 일이 새어 나갈까 두려워 억지로 태연한 척했지만 강상목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여전히 조바심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 아이는 언제쯤부터 보이지 않았느냐. 그전에 다툼이라도 있었더냐?”
강상목은 낮은 목소리로 물으며 술잔을 들어 자신에게 한 잔 따랐다.
“저도 정확한 건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께서 지난번 입궁하신 뒤, 그 아이에게 예를 가르치겠노라 하시고 봉 상궁을 남겨두고 가셨습니다. 그 뒤로는 봉 상궁이 돌보았고 저는 관여한 바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오늘 사라진 것이 맞습니다.”
강원주는 아버지의 판단에 도움이 되도록 빠짐없이 차분히 설명했다.
“혹시 봉 상궁의 간섭이 심하여, 그 계집이 견디지 못하고 도망친 것은 아닐까요?”
강원주의 추측에 강상목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없다. 봉 상궁이 그 아이를 훈계한 것이 하루이틀 일이더냐? 그동안에도 잘 참아왔거늘, 하필 오늘 와서 달아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그 계집의 어미가 지금 누구 손에 붙들려 있는지 그 아이도 잘 알고 있을 터이니.”
강상목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으나 곧 평정심을 되찾은 듯 인상을 풀었다.
“내가 그 계집에게 약조하였다. 어미를 직접 만나게 해주겠노라고. 지금껏 참아온 것을 보면 바로 이때 달아날 리는 없지.”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담담했지만 강상목 역시 강희진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기에 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하면 대체 어디로 사라졌단 말입니까...”
강희진이 스스로 달아났다는 가정이 무너지자 강원주는 또다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혼란에 잠겼다.
‘도망이 아니라면 누군가 끌고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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