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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그들은 혼비백산하여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 잠시 후 현령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사또 나리, 바로 저놈입니다.” 현령의 옆에 조금 전 주막에서 그에게 건방을 떨던 군졸이 함께 있었다. “무엄하다.” 눈앞의 광경을 본 현령이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당장 발을 떼지 못할까!” 선우진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발에 힘을 주었다. “큰아버지.. 살려... 살려주십시오.” 발밑의 군졸은 얼굴이 붉어진 채 고통에 몸부림쳤다. “발을 떼라는 말 못 들었느냐?” 현령이 분노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찌 함부로 상인들에게 세금을 거두는 것이냐? 세금은 이부의 소관인데 언제부터 관아에서 나선 것이냐? 그리고 사건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현령을 그 자리에 앉힐 필요가 있을까?” 선우진이 매서운 눈빛으로 또박또박 말했다. “흥. 그럼 이조판서 대감을 찾아가서 왜 나에게 세금을 맡겼는지 물어보거라. 헌데 그럴 배짱이나 있겠느냐?” 현령이 코웃음을 쳤다. “알겠다. 이조판서를 데려오너라.” 선우진의 얼굴은 여전히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네깟 놈이 뭔데 감히 이판 대감을 뵙겠다고 하는 것이냐?” 현령 뒤에 서 있던 군졸이 대놓고 비웃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 군졸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선우진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비명이 들리고 나서야 천천히 손을 놓았다. “으악. 아파. 아파!” 군졸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소리를 질렀다. “환웅아, 왜 그러느냐?” 현령이 걱정하며 급히 그를 부축했다. “손이... 손이 부러졌습니다, 아버지...” “뭐라? 어서 환웅이를 의원에게 데려가거라. 어서!” 현령이 몹시 당황해하며 연신 재촉했다. 선우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태연하게 있었다. “간덩이가 부었구나, 아주. 당장 네 놈을 죽이고 네 가족들까지 싹 다 죽여버릴 테다.” 현령이 노발대발하면서 선우진에게 손가락질했다. “내 가족을 죽이겠단 말이냐?” 선우진은 세상에서 가장 웃긴 얘기라도 들은 것처럼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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