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화
“괜찮소.”
선우진의 눈빛에 차가운 기운이 스쳤다.
“짐 또한 궁금하오. 도대체 빈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강 부인께서 이토록 노하여 빈을 저 지경으로 때렸는지 말이오.”
“폐하, 이 일은 오해이옵니다. 어머니는...”
“초월아, 빈을 잘 보살피거라.”
강희진은 다급한 척 진홍월을 감싸려 했으나 선우진의 말에 가로막혔다.
“어서 말하시오. 폐하와 마마의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강상목은 짜증스럽게 재촉했다.
“소첩은 억울하옵니다!”
진홍월은 입술을 비죽이며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소첩이 밤에 단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쥐 떼가 찍찍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몸에도 무엇인가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녀를 불러 등불을 켜 보니, 침상에 쥐 떼가 우글거리고 있었습니다. 정승댁의 모든 하인들이 매일같이 구석구석 청소를 하는데 어찌 쥐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필시 누군가가 수작을 부려 소첩을 골탕 먹이려 한 것이 분명합니다.”
말을 마치고 진홍월은 고개를 들어 강희진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그래서 빈이 한 짓이라고 의심하는 것이오?”
선우진이 추궁했다.
진홍월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얼굴에 드러난 원망스러운 표정이 이미 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터무니없도다!”
선우진은 낮게 읊조리며 코웃음을 쳤다.
“오늘 밤 빈은 줄곧 짐과 함께 있었거늘 짐은 어찌하여 빈이 쥐를 놓으러 갔었다는 것을 모른단 말이오?”
“필시 하인들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음식 찌꺼기를 방 안에 남겨두어 쥐를 꾀어낸 것이옵니다.”
강신우가 말을 받았다.
“어머니께서는 본래 겁이 많으신데 잠결에 갑자기 침상 위로 쥐 떼가 기어 올라오니, 놀라 이성을 잃으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어머니의 과실이니, 민빈 마마께서 입으신 상처에 대해서는 신이 어머니를 대신하여 사과드리옵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말을 마친 그는 강희진을 향해 정중히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과연, 필요에 따라 굽힐 줄도 알고 펼 줄도 아는 인물이로다.’
강희진은 속으로 웃음이 나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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