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정승은 고개를 돌려 강원주를 바라보았다.
“그래, 네가 이번에 돌아왔으니, 궁궐 일은 모두 희진이가 처리할 텐데, 잘 해낼 수 있겠느냐?”
정승의 말에 강 부인도 강희진을 떠올렸다.
“흥, 평소에도 저보다 잘난 척하더니, 제가 궁에 있든 없든 걔한테 무슨 상관이겠어요.”
강원주는 갑자기 화가 난 듯, 먹다 만 떡을 접시에 던졌다.
“그게 무슨 소리냐? 강희진이 너를 괴롭히기라도 했느냐?”
강 부인은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물었다.
“괴롭힌 건 아니지만, 제 말을 안 들어요.”
강원주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어떻게 된 일이냐?”
정승의 표정이 갑자기 엄숙해지며 강원주를 쏘아보았다.
“아버님, 어머님은 모르시는데, 강희진이 처음 용상에 오른 후부터 아주 안하무인이 되었어요. 제가 몸이 안 좋아서 황제 폐하의 총애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믿고, 궁에서 자주 이래라저래라 하고, 몇 번이나 저한테 말대꾸했어요. 예전에 우리 집에서처럼 얌전하고 말 잘 듣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요.”
강원주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 잡년이, 전부터 불안하더니, 역시나 내 짐작이 맞았네. 친모가 우리 집에 없었더라면 원주를 대신해서 귀비 자리에 앉으려고 했을 년이네!”
자기 딸을 괴롭힌다는 말에 강 부인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원주를 대신한다고?”
정승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마치 엄청난 농담을 들은 것처럼 차갑게 웃었다.
“어떻게 대신한다는 말이냐고.”
“하지만 원주가 말했잖아요, 황제 폐하의 환심을 살 수 있다고. 어차피 후궁에 첩 하나 더 는다고 문제 될 것도 없고, 만약 황제 폐하께서 정말로 첩으로 삼으시려 한다면요.”
강 부인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이 일이 폐하께 알려지면, 가벼이 넘어가도 군주를 기망한 죄인데, 그년이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으냐? “
정승은 강희진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듯, 경멸하는 말투로 말했다.
말을 마친 그는 깊은 생각에 잠긴 얼굴로, 탁자 위의 찻잔을 들어 가볍게 입술을 축였다.
“원주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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