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47화
“여진구는 졸업하던 해, 아버지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병원에 두 달 가까이 누워 계셨죠.”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아무런 경력이나 인맥도 없이, 바로 회사를 떠맡게 됐어요.”
임유진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엔 지나온 시간에 대한 무게가 스며 있었다.
“선배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많았어요. 겉으로만 순종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딴짓했죠. 가까운 친척들조차도 그를 없애고 싶어 했어요.”
“선배의 비서도 매수당했고, 회사의 중요한 결정들도 대부분 맨 마지막에야 전달됐죠.”
“삼촌들이 협조라는 명목으로 회사에 강제로 들어와선 매일 술자리에 끌고 다녔어요. 결국 한 달도 안 돼서 위천공이 생겼어요.”
“한 번은 완전히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에 취했는데, 친삼촌이 프로젝트 팀장들까지 끌고 와서 술상에 선배를 억지로 눌러 앉혔어요.”
“그날 선배 어머니가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려 했지만, 문 앞에서 쫓겨났죠.”
“결국 제가 갔어요. 그리고 제가 직접 선배를 데리고 나왔어요.”
은정은 짙은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았고, 그의 말투에는 어딘지 모를 날카로운 조롱이 담겨 있었다.
“걔를 위해선 꽤 용감했네.”
유진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날 내가 안 갔으면, 선배는 진짜 술자리에서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 사람들은 나한텐 어떻게 하지도 못했어요.”
“물론, 나를 무서워해서가 아니라, 제 삼촌을 두려워했죠.”
유진은 당시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 방에 들어섰을 때, 말도 없이 정신을 잃은 여진구를 부축하려 했고, 누군가가 막아섰지만, 옆에 있던 이가 정중히 말했다.
“임씨 집안 사람이야!”
다른 사람이 물었다.
“임씨 집안?”
“임구택 사장님의 조카야.”
그 순간 방 안은 일순 조용해졌고, 유진이 여진구를 부축할 때는 오히려 사람들이 의자를 치워주며 도와주겠냐고 물었다.
약한 자를 괴롭히고, 강한 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뻔뻔함. 그들의 이중적인 얼굴은 그날 그대로 드러났다.
그날 이후 진구는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고, 그는 알게 된 것이다. 자신이 약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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