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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1화

은정은 본래 저격수였다. 평생 가장 잘해온 게 침착과 인내였는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런 본능 따위 다 말아먹어 버리고 싶었다. 무슨 명분이고 뭐고, 더는 따질 것도 없었다. 임유진은 자신을 좋아하고, 언젠가는 자기 사람이 될 테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모든 걸 내던져도 괜찮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순간, 유진은 한 걸음 물러서더니 뒤돌아서며 중얼거렸다. “됐어요, 이제 가도 돼요.” 은정은 강한 자제력으로 돌아서 문을 닫고 나왔다. 그리고 문을 나서는 순간에서야 숨이 거칠게 흘러나왔다. 은정은 곧장 떠나지 못하고, 문 앞에 서서 방 안의 기척을 듣고 있었다. 혹시라도 유진이 넘어진다든지, 무슨 사고라도 날까 봐 몸은 계속 긴장 상태였다. 지금 은정을 붙들고 있는 이 팽팽한 끈이 언제 뚝 끊어져 버릴지도 몰랐다. 안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유진이 노래까지 흥얼거리는 소리에, 그는 기대고 있던 문에 살짝 이마를 붙인 채 웃음이 흘러나왔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귀여운 여자애가 있을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안에서 옷 입는 소리가 났고, 은정은 잠시 기다린 뒤 문을 열었다. 유진은 온몸에 김이 감도는 채로 나왔다. 촉촉한 얼굴엔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머리는 아직 젖은 채 흘러내려 있었다. 유진은 은정을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혹시 나 목욕하는 거 훔쳐본 거 아니에요?” 은정은 취한 사람에게 굳이 대응하지 않았다. 그저 유진의 손에 들린 수건을 받아 들고는 대충 그녀 머리를 닦으며 말했다. “유진아, 다음에 또 이렇게 취하면 너 애옹이 집에 던져놓고 나 혼자 잘 거야.” 유진은 금세 눈가가 촉촉해지더니, 고개를 들고 서운하게 말했다. “또 나 밀어낼 거예요? 또 날 거절하는 거예요?” “아니야.” 은정은 유진의 입술에 거칠게 입을 맞췄다. “머리 말리고 얼른 자.” 유진은 금방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럼 말려줘요.” 은정은 유진을 안아 침대에 눕히고, 드라이기를 가져와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그는 이런 섬세한 일을 해본 적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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