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25화
창문을 닫고 커튼까지 내린 유정은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이메일을 열고 데이터 표를 확인했다.
하지만 채 절반도 보지 못한 채 온몸이 나른해지고 머리까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유정은 등을 돌려 조명을 끄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한밤중, 백림은 갑자기 잠에서 깼다.
시계를 확인하니 새벽 한 시 반. 다시 잠들려던 백림은 문득 무언가 떠올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는 조심스레 유정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고, 백림은 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을 따라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유정의 이마에 손을 얹는 순간, 열이 심하게 올랐음을 알게 되었고,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백림은 곧장 거실로 나가 약상자에서 해열제와 감기약을 챙기고, 물 한 잔까지 준비해 방으로 돌아왔다.
“유정아.”
백림은 머리맡에 조명을 켜고 부드럽게 유정을 흔들었다.
“일어나봐. 약부터 먹고 자자.”
그러나 유정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약이야?”
백림은 다정하게 말했다.
“너 지금 열나. 해열제라도 먹어야지. 안 그러면 병원 가야 해.”
그 말에 유정은 겨우 눈을 떴다.
희미하게 초점을 맞춘 유정은 백림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금 정신이 든 듯 말했다.
“조백림?”
백림은 손으로 유정의 뺨을 살짝 쓰다듬었다.
“응. 약부터 먹자.”
유정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이마를 짚으며 중얼거렸다.
“언제부터 열이 난 거지?”
유정의 잠긴 목소리에 백림은 속이 쓰라렸다.
“비 맞고 추위 타서 감기 걸린 거야.”
유정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약을 받아 들고 삼켰다.
쓴 맛에 인상을 살짝 찌푸리자, 백림은 잔을 유정의 입술에 대주며 말했다.
“물 좀 더 마셔. 그러면 쓴맛 없어질 거야.”
유정은 고분고분 물을 들이켰고, 컵을 건네주었다. 이윽고 백림은 컵을 내려놓고 그녀의 옆에 누워 팔로 감쌌다.
“자자.”
하지만 유정은 온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기운이 빠져 있어, 눈을 감은 채 말했다.
“그냥 가.”
“내가 같이 있어줄게!”
백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