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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9화

백림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방은 실내 온도를 좀 더 높이고, 소강희 씨는 혼자 왔으니까, 객실은 다른 방이랑 좀 떨어진 곳으로 배정해 줘요.” 집사는 즉시 고개를 숙였다.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또 다른 지시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백림이 손을 살짝 흔들자, 집사는 예를 갖추어 돌아섰다. 기둥 뒤에 숨어 있던 소은은 속으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의 말투와 태도는 전혀 손님과 직원 같지 않았고, 오히려 백림이 이 집의 주인처럼 보였다. 며칠 전 식당에서 백림이 매니저와 이야기하던 모습까지 떠오르며, 소은은 문득 깨달았다. ‘미스터 임, 절대 보통 남자가 아니야. 유정이 돈 보고 접근했다는 내 생각 어쩌면 틀렸을지도 몰라.’ 그런데도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돈 많고 지위도 있어 보이는 사람이 왜 약혼자 있는 여자와 엮이는 걸까?’ 백림이 담배를 다 피우고 돌아간 뒤에야, 소은은 아무 일 없었던 듯 마당으로 돌아왔다. 그때 강희가 시계를 보고 말했다. “나는 낮에만 빌렸는데 진짜 돌아가기 싫다. 집주인이랑 연락해서 추가로 돈 내고 하룻밤 더 머무를 수 있을지 물어봐야겠다.” 백림이 가볍게 말을 받았다. “괜찮아요. 집주인이랑 얘기할 때 애초에 하룻밤 포함된 거였어요. 자고 가도 돼요.” “진짜요?” 강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룻밤까지 포함이라니, 이 가격에 완전 대박이네요!” 유정은 옆에서 백림을 곁눈질로 바라봤고, 조용히 웃기만 했다. 소은도 다시 백림을 흘끗 바라보며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숙박 문제까지 해결되자 사람들은 훨씬 편한 마음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밤 11시가 넘고, 자정 무렵이 되자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고, 모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안으로 들어가 각자 방으로 향했다. 백림은 유정을 데리고 3층으로 올라가자, 유정이 돌아보며 물었다. “다들 2층에 자는데 우리만 3층이면 너무 티 나는 거 아니야?” 백림은 태연하게 웃었다. “2층 객실이 부족하다고 하면 그럴싸하잖아.” 유정은 백림의 손을 꼭 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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