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0화
임구택은 두 임산부를 위해 야식을 주문했다. 소희와 성연희가 따끈한 야식을 먹고 있을 때, 우청아가 다가와 유정 옆에 자리를 잡았다.
청아는 보드라운 니트 스웨터를 입고 있었는데. 본래의 온화한 분위기에 한층 차분함이 더해져 있었다.
“사실 네 마음이 제일 이해돼.”
청아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처음에 나도 시원 오빠를 믿기 어렵더라. 언젠가 오빠 마음이 나한테만 머무를까, 자신이 없었어.”
유정은 잔을 들어 한 모금 삼켰다.
“그래도 시원 오빠는 결국 해냈잖아.”
이에 청아의 눈빛이 맑게 빛났다.
“백림도 해낼 거야. 아직 자기 마음을 분명히 보지 못했을 뿐이야.”
유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이 깨달을 때까지 기다릴 시간 없어.”
마음을 돌이켰다고 해도, 이미 자신은 너덜너덜해져 있을지 몰랐다.
청아는 백림 쪽을 한 번 바라보았다.
“저 사람도 썩 기분 좋아 보이진 않아.”
이에 유정이 코웃음을 쳤다.
“처음으로 여자가 자기 통제에서 벗어났으니 불편하겠지.”
“저런 남자들, 사랑하지 않으면 미련 없이 놓아.”
청아는 차분히 말했다.
“쉽게 못 놓는 건 분명 이유가 있어.”
“지금은 시원 오빠 믿어?”
“응.”
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이 순간은, 그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한다고 확신해.”
“근데 왜 아직 결혼 안 했어?”
유정은 고개를 기울였다.
‘요요도 벌써 이만큼 자랐는데.’
그 말에 청아는 숨을 길게 내쉬며 웃었다.
“결혼은 내가 그 사람에게 진 빚부터 갚고 해야지.”
“빚이 있다고?”
“아빠가 진 것도 있고, 내가 작업실 차리면서 쓴 것도 있고. 나는 전부 기록해 뒀어.”
이에 유정은 미간을 좁혔다.
“혼자서 요요를 임신해서 낳았고, 2년을 홀로 키웠어. 그 빚이라는 건 시원 오빠가 너에게 져야 하지 않아?”
청아의 눈동자에 단단한 빛이 어렸다.
“그건 내 선택이었어.”
유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잔을 기울였다. 서로 남 일에는 조언을 잘하면서, 막상 자신 일에는 헤매고 있다.
그때 소희와 성연희가 야식을 가져왔고, 연희가 손짓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