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0화
서선혁이 고개를 들어 웃으며 물었다.
“그렇게 기밀이라는 자료가 뭐길래?”
장의현은 순간 당황했지만, 곧 표정을 고쳐 침착하게 대답했다.
“이탈리아어로 된 문서야. 유정이 부탁해서 번역 좀 해주기로 했어.”
선혁은 의외라는 듯 눈을 깜빡였다.
“이탈리아어까지 해? 은근히 대단한데?”
의현은 겸손하게 웃으며 서류 봉투를 한쪽으로 밀어두었다.
“오늘 경성으로 바로 돌아가는 거야?”
선혁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대답했다.
“원래는 내일 돌아가려고 했는데, 자료 전해주려고 하루 앞당겼지.”
의현은 예의를 지키며 말했다.
“급한 거 아니면 하루 더 해성에서 쉬고 가지 그래?”
이에 선혁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지!”
의현은 조금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는데, 선혁이 이렇게 흔쾌히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
선혁은 장의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혹시 나한테 예의 차리려고 그런 거야?”
의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
“설마, 그럴 리가.”
선혁은 또렷한 이목구비에 생기 넘치는 얼굴로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나를 접대할 생각인데?”
이에 의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
“어디 가고 싶은 데라도 있어?”
선혁은 창밖을 내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사람도 많고, 딱히 끌리는 데도 없네.”
“그렇다고 여기서 오후 내내 커피만 마실 수는 없잖아.”
의현이 말하자, 서선혁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물었다.
“게임 같이하던 사람, 누구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장의현은 잠시 멍해졌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학교 동창이야. 동창 모임에서 게임하는 걸 보고 친구 추가했어.”
선혁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네. 나 없을 때도 같이 게임할 사람 생겼으니.”
의현은 말없이 커피잔만 바라보며 입을 다물었다.
순간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적막이 잠시 흘렀고, 의현은 시선을 돌려 맞은편 쇼핑몰 외벽 스크린을 바라봤다.
곧 의현은 고개를 돌려 서선혁에게 말했다.
“우리 영화 볼래?”
둘은 상영 시간이 가장 가까운 영화로 예매했다. 마침 발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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