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7화
선혁이 떠난 뒤, 의현은 그 빈자리를 그리움과 번민으로 채웠지만 본래 낙천적인 그녀는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적어도 의현이 보기에는, 사랑하기만 한다면 어떤 문제도 문제가 아니었다.
...
시간은 어느새 열흘 남짓 흘러 정월 대보름이 지나고 일주일 되는 날 강재석 일행이 강성에 도착했는데, 강시언과 강아심도 함께였다.
그날 저녁, 모두 도경수의 집에 모여 식사했고, 식사 자리에서 강재석은 강솔을 향해 농담을 건넸다.
“결혼은 언제 하냐? 내가 네 결혼식 술잔을 기다리고 있는데.”
강솔은 평소 소희와 함께 있을 때는 장난스럽고 까불기 일쑤였지만, 강재석 앞에서는 유독 공손하고 얌전했다.
“할아버지, 곧이에요. 그때 꼭 와주셔야 해요.”
원래 진석과 강솔은 해가 바뀌기 전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었지만 바로 한 달 전, 진석의 큰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진석 집안은 예부터 예법과 격식을 중히 여기는 집안이었고, 더구나 사회적 영향력도 막강했기에 혼례를 해 넘겨 미루기로 했다.
진석은 안경을 살짝 고쳐 쓰며 담담히 웃었다.
“그때가 되면 제가 직접 청첩장을 들고 어르신 댁에 찾아뵐게요.”
강재석은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당분간 강성에 머물며 소희 출산을 지켜볼 거야. 그러니 언제든 청첩장 들고 와도 된다네.”
“예, 그럴게요.”
진석이 공손히 고개를 숙이자, 강솔은 기쁜 얼굴로 말했다.
“저도 할아버지가 소희 때문에 강성에 계실 거라고 짐작했어요. 오래 계신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시언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남자는 화면을 한번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분, 편히 드세요. 전 전화 좀 받고 올게요.”
도경수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네 볼일 봐라.”
강시언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밖으로 나갔다.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심의 눈빛에 엷은 근심이 스쳤다.
식사 후 모두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시언이 돌아와 외투를 챙기며 말했다.
“저는 회사에 일이 있어 잠시 다녀올게요.”
그러자 도경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 늦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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