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05화
구연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인영 씨 말은 잘 이해 못하겠네요.”
심명은 오히려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구연을 바라봤다.
“구연 씨가 누구를 닮았다고? 난 전혀 모르겠는데.”
인영은 차갑게 웃었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인영의 마음속엔 여전히 심명에 대한 원망이 남아 있었다.
예전엔 분명 심명이 먼저 다가와 애매하게 흔들어 놓더니, 결국 소희 때문에 자신을 완전히 짓밟아버렸다.
몇 해 동안 심명이 강성에 없었던 동안, 그 일도 조금은 희미해지는 듯했지만 막상 다시 남자를 보니, 생각만 해도 쌓였던 원망은 전혀 사라지지 않은 듯 되살아났다.
소희와는 애초에 비교할 수도 없었으니, 그 질투와 분노는 자연스레 소희와 닮은 구석이 있는 구연에게 옮겨갔고 볼수록 더 거슬렸다.
그때 심명의 휴대폰이 울리자 남자는 전화를 받으며 웃음 띤 목소리로 말했다.
“도착했어? 알았어, 곧 갈게.”
전화를 끊은 심명은 인영을 향해 말했다.
“볼 일이 좀 있어. 내가 없는 동안 구연 씨 좀 부탁할게.”
그로고는 다시 한번 못 박듯 덧붙였다.
“구연 씨는 내 친구니까 잘 챙겨.”
인영은 순간 멍해졌다.
‘내가 싫어한다는 걸 알 텐데, 왜 굳이 나에게 맡기는 걸까?’
그 의도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심명은 구연에게도 짧게 한마디 남기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심명이 나가자마자 인영 주위로 친구들이 바싹 다가왔다.
심명은 걸음을 옮기면서도 뒤를 돌아보았다. 얇은 입술에 차갑게 비웃는 듯한 미소가 걸렸고, 이내 천천히 2층으로 향했다.
“심명 씨!”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리고 반가운 듯 달려온 이는 손석군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집안 사업을 이어받아 한층 성숙해진 얼굴이었지만, 여전히 심명을 보자 습관처럼 공손한 웃음을 띠었다.
“다들 벌써 도착해서, 지금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심명이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 술 한잔만 하고 바로 가야 해요.”
“간만에 돌아왔는데 왜 그렇게 서둘러요?”
석군이 농담처럼 웃었다.
“뒤풀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