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19화
현빈은 꾸밈없는 얼굴로 낮은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 우리 어디 가서 기다리다가 의식 시작하면 들어올게요. 형님,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좋아.”
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빈은 이문과 다른 친구들을 불러 내려가 자리를 잡게 했다. 자기들 때문에 은정이 바쁠 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다른 넓은 방 안에서는 소희와 성연희, 우청아, 유정 등이 함께 있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유진의 화장과 의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 유진이 입은 드레스는 새틴 소재의 순백색 드레스였다.
오프숄더 스타일에 어깨를 덮은 가벼운 흰 망사가 이어져 있었고, 드러난 어깨와 쇄골은 매끄럽고 아름다웠다.
허리는 잘록하게 조여 있었고, 치맛단은 겹겹이 흘러내렸으며, 허리 뒤에는 커다란 리본이 장식되어 있었다.
정식 웨딩드레스는 아니었지만, 약혼식에는 더없이 잘 어울렸고, 순백의 색감은 유진의 기품 있는 기질과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순수하고 환한데다가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유진은 긴장을 풀지 못해 연신 심호흡했고 휴대폰을 들고 싶었지만 꾹 참고 있었다.
옆에서 유진을 바라보던 성연희, 우청아와 유정은 눈부신 그녀의 모습에 괜히 뭉클해졌다.
이때 연희가 소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자기 딸이 다 자란 걸 보는 기분 아니야?”
소희는 힐끗 그녀를 보며 답했다.
“나랑 유진이는 동창이야.”
연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래도 넌 유진의 숙모잖아.”
소희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럭저럭 괜찮네.”
유정은 컵에 물을 따르고 빨대를 꽂아 유진에게 건넸다.
“너무 긴장하지 마. 힘 빼.”
유진은 물을 받으며 물었다.
“유정 언니, 언니는 오빠랑 약혼할 때 긴장 안 했어요?”
유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안 했지. 난 그때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어.”
“뭔데요?”
유진이 눈을 반짝였다.
“자기방어!”
유정은 진지하게 말했다.
“혹시 전 여자친구들이 나타나서 술이라도 끼얹을까 봐, 아니면 더 무서운 걸 당할까 봐 늘 긴장했지.”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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