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2화
출근하자마자 우행과 칼리는 구택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사무실에서 나온 우행이 칼리에게 물었다.
“사장님, 무슨 일 있었나요?”
칼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잘 모르겠어요. 점심 무렵에 잠깐 나갔다 오시더니, 그때부터 계속 저러세요.”
우행은 잠시 눈살을 찌푸리더니 서류를 들고 자리를 떠났다.
그때 마침 구연이 사무실 쪽으로 향하자, 칼리가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귀띔했다.
“사장님, 방금 화내셨으니까 조심하세요.”
“고마워요.”
구연은 안심시키듯 웃어 보이고, 서류를 들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구택은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사인을 했다.
그러나 구택의 휴대폰이 울리자, 구연의 시선이 흘끗 화면을 스쳤다.
발신자는 노정순이었다.
구택은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가 깊게 찡그린 채, 바로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신 서류를 돌려주며 짧게 말했다.
“이제 나가보세요.”
구연은 고개를 숙이고 물러난 뒤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닫자마자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스피커폰으로 전환된 듯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또렷했다.
노정순의 음성이 날카로웠다.
[아침에 강재석 어르신이 네 아버지한테 전화하셨어. 소희가 도씨 저택에 머문다던데, 무슨 일이냐?]
구택은 차갑게 대꾸했다.
“별일 아니에요. 그저 할아버님 곁에 있고 싶다 해서요.”
노정순은 믿지 않는 듯 단호했다.
[넌 정말 안심하고 소희 혼자 밖에서 지내게 할 수 있겠어? 분명 뭔가 있는 거 아니니?]
“정말 아무 일도 없어요.”
구택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났다.
“지금 바빠서 이만 끊을게요.”
뚝 전화를 끊자마자, 안에서 쾅 하고 서류가 탁자에 내던져지는 소리가 이어졌다.
화장실에서 나온 구연의 얼굴은 평소보다 창백했고 이를 눈치챈 칼리가 곧장 다가왔다.
“구연 씨, 어디 아파요?”
구연은 배를 감싸 쥐며 힘겹게 웃었다.
“점심때 먹은 해산물이 신선하지 않았나 봐요. 배가 좀...”
칼리는 서랍을 열어 약을 꺼내주었다.
“이거 효과 좋아요. 하나 드세요.”
“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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